예전 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었다. 부활이니까 부활의 음악을 한다.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음악이기에 그 음악을 만들고 들려준다. 다른 음악을 듣고 싶으면 다른 음악인의 음반을 들으라. 세상에 음악인은 얼마든지 많다. 정확하지는 않아도 맥락은 비슷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이 최소 복수의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각각의 정당이 서로 추구하고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념도, 성향도, 정책도, 노선도, 인적구성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유권자는 다수의 정당 가운데 가장 자신의 정치적 이해나 입장과 유사한 정당을 선택하여 자신을 대신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권자의 이해와 입장을 반영할 다양한 정당의 존재가 필수라 할 수 있다.


어차피 지지하는 정당도 아니다. 지지할 정당도 아니다. 전혀 상관없는, 평소 그다지 관심도 가지지 않던 정당이다. 하지만 말한다. 내가 원하는대로 바뀐다면 표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정당의 모습을 갖춘다면 그때는 지지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차피 자신과 가장 가깝다 여겨 지지하는 정당이 따로 있지 않은가. 똑같은 정당이 둘이라면 굳이 다당제여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파쇼란 정의다. 전체주의란 가장 강하고 완벽한 정의다. 내가 옳다. 내가 정의다. 그러므로 모두가 자신의 정의에 따라야 한다. 자신의 정의에 맞춰야 한다. 자신의 정의에 동의해야만 한다. 다양성도 그 안에서만 인정된다. 여성주의자들의 편에 선다. 그 가운데서도 극단적인 여성주의자들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정치적 입장을 가지는 이들이 그 정당을 지지하면 되는 것이다. 여성주의에 적대적인 자신들은 같은 입장을 취하는 정당을 지지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치적 의지를 관철한다. 조선일보가 참언론이고, 새누리당이 그런 점에서 참정치인 참정당이다. 일베는 정의다. 그러면 그렇게 믿고 그렇게 여기고 자신의 입장을 정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 정의롭다. 그래서 항상 정의로운 인간들이 문제였다. 너무 정의로워서 다른 정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너무 정의롭기 때문에 자신과 다른 정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정의란 자신과 같아지는 것이다. 자신과 같아지려 노력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악이다. 더구나 자신들은 다수다.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억압할 수 있다. 고작 원내교섭단체도 못되는 제 4당을 두고서.


내가 네티즌들을 싫어하는 이유다. 다수가 정의라 착각한다. 다수가 동의하면 그것으로 정의는 결정되었다 여기고 만다. 정의와 반대되는 것은 악이다. 자신들이 적대하는 모든 것은 악이다. 타진요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여전히 바뀌지 않는다.


그냥 자기와 맞지 않으면 지지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어차피 지지하지도 않던 정당이니 앞으로도 주욱 지지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지지자가 모두 떨어져 나가면 알아서 도태되어 사라질 것이다. 억지로 자신과 같아지도록 만든다. 그렇게 압력을 가한다. 그것이 정의다.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다양한 입장과 이해가 존재한다. 메갈에 대해 서로 다른 이해와 주장들이 존재한다. 어느 한 쪽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부정한다. 다양성은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나 가능하다. 그래서 너무 정의롭다. 항상 한심하다. 정의가 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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