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진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무엇이 자영업자들을 매출부진으로, 심지어 폐업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일까. 당장 지난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경제화두가 무엇이었는가를 떠올려보자. 무엇이었을까?


작년까지 가계부채가 무려 1400조다. 그런데 대부분 임금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중이다. 간단한 계산이다. 가계에 빚이 많다. 소득은 적다. 그런데 소비를 충분히 할 수 있겠는가. 당장 나만 해도 이번에 최저임금 오르면서 월급 오르자마자 그동안 벼르던 공기청정기를 주문한 상태다. 고작 몇 십만 원인데 그만한 여유를 내기도 대부분 임금노동자들은 어렵다. 외식은 당연히 될 수 있으면 사양일 수밖에 없다.


소비를 늘려보겠다고 별 쓸데도 없는 임시휴일까지 지정해서 집행하던 것이 전정부였다. 그렇게 소비의 위축은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 가장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러면 소비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만 하겠는가. 바로 문재인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화두를 들고나온 배경이 되었다. 이제는 생산만 늘려서는 안된다. 소비도 함께 늘려야 한다. 소비를 늘리려면 당장 국민들의 소득부터 늘려야만 한다.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아이디어였다. 다만 자본이 가진 위력이 그것을 실제 현실에 적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을 뿐이었다.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는 것은 자영업자들 자신들만이 아니다. 최저임금을 올려받는 것은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만이 아닌 잠재적 고객 가운데 상당수도 포함될 것이다. 물론 그 모두가 나의 고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일부만 자신의 가게를 찾아도 수입은 눈에 띄게 늘어나게 된다. 그 밖에 영세중소기업이나 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대책에 있어왔다. 최대한 그들의 권리를 지키고자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었다. 그런데도 단지 자영업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피고용인의 임금만을 강조하며 이야기하려 한다.


사실상 최저임금인상의 효과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정작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론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언론도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최저임금인상을 지지하는 언론들도 그 와중에 정부를 비판하기 바쁘지 어째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는가 정교한 논리를 전개하며 정부의 편에서 싸우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저임금인상이 실패하면 그 책임은 온전히 정부에게 돌아간다.


어찌보면 참 대단한 나라라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무언가 잘되기를 바라면서 기사를 쓰기보다 어떻게든 정부에 흠집을 내는 것을 기사를 쓰는 목적으로 삼는다.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다. 정부가 어떤 의도로 정책을 추진하고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가. 어떤 점에서 장점이 있고 그것을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서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욕하기는 쉽다. 함께 책임지기는 어렵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장사가 잘되려면 손님이 들어야 한다. 손님의 주머니가 든든해야 지출도 쉽게 할 수 있다. 대부분 손님들은 임금노동자다. 언론만 제 역할을 했어도 이런 큰 혼란은 없었을 테지만. 몰라서가 아니라는 것이 더 괘씸하다. 쓰레기만도 못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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