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건강 챙기겠다고 별 정체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약입네 건강식품입네 챙겨먹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심지어 최근 유행하는 고지방저탄수도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 건강을 위해서는 그저 정상적으로 골고루 적당히 먹고 꾸준히 운동을 하라. 그런데 정작 나 자신은 바로 재작년까지 그런 삶을 살지 못했었다. 그만한 시간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의 절반을 일하고, 그나마 출퇴근하며 한 시간 쓰고, 더구나 뭐라도 있으면 한두시간 더 일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운동을 하고 싶어도 일단 몸이 먼저 지치니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몸이 먼저 지쳐서 일단 먹고 나면 쓰러져 자기 일쑤다 보니 운동은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역설적이게도 망할 때가 되어서 출근하지 않는 날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운동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제법 운동으로 몸도 좋아졌다. 재작년 심각했던 건강검진 수치도 올해 모두 정상으로 돌아와 있다. 만일 전에 다니던 곳이 망하고 이직하지 않았다면, 이것저것 마음에 안 드는 것이 많아도 최소한 칼퇴근은 가능해서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았으면 지금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작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오른 월급이 딱 척추 추나받는데 다 쓰였다고 보면 된다. 작년 초부터 운동하는데 등쪽이 이상한 것 같아서 병원에 갔더니 허리가 완전히 돌아가 있었다. 한다. 허리만 돌아간 게 아니라 골반도 뒤틀리고 어깨까지 앞으로 말려 있었다. 일자목은 그냥 당연한 결과다. 도수치료는 건강검진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싸게 치료할 방법이 없을까 찾다가 아마 작년부터 한방의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이 시법적용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제 의결은 아마 작년 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마을버스 타고 10분 이내 거리에 시범적용중인 한방병원이 있어서 싸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 한 달 내내 치료받는 비용이 재작년 월급 기준이었으면 꽤나 부담이 되었을 것이지만 그러나 최저임금이 오른 덕분에 큰 부담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척추도 어깨도 많이 좋아졌다. 너무 오래 뒤틀린 채로 있어서 뼈까지 그에 맞게 적응된 탓에 쉽지는 않지만 운동도 꾸준히 한 탓에 정상에 많이 가까워진 터다.


바로 이런 게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 일상에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삶. 아무 부담없이 자신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는 삶. 전에 직장은 그게 안됐고, 최저임금 인상 전에도 그러기가 어려웠다. 아마 이 글 읽고 있는 똑똑하고 잘나신 분들 가운데는 최저임금이나 받는 주제라며 비웃을지 모르겠다. 그런 놈들 사정 따위 들을 필요 없다. 나라경제를 위해, 기업의 이익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네놈들따위 인간다운 삶은 포기해야 한다. 그것이 모두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너희들은 개똥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다른 사람의 삶따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들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한 비용이다. 그나마 말했듯 나는 혼자 산다. 혼자 살기에 금전적인 부담이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다른 가장들보다 크게 적다. 고작 부모님 용돈 챙겨드리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니까 나를 찾아오라는 말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떤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는가. 찾아보면 없지 않다. 그냥 쓰기 싫은 것일 뿐. 진보언론이든, 진보지식인이든, 사회운동가들이든, 진보정당과 정치인이든. 개새끼들이다. 두 말 없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