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개소리다. 만일 남로당이 무장봉기했으니 갓난아기까지 살해한 행위가 정당화된다면 알카에다의 9.11테러도 정당화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중동 무슬림들의 공동의 적이다. 그 이스라엘을 미국이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러니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에, 그것도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것도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남로당이 무장봉기했으면 남로당만 때려잡으면 될 일이다. 정히 의심이 가고 위협이 될 것 같으면 실제 전투능력이 있는 성인남성들만 제압해서 구속하면 그만인 것이다. 굳이 전투력도 없는 노인이나 어린아이들마저, 심지어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젖먹이 아이들마저 무참히 학살했다. 바로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국군과 경찰이. 무엇보다 사랑의 종교라는 개신교를 빼놓을 수 없다. 서북청년단이 바로 서북이라는 지역과 개신교라는 종교를 중심으로 뭉친 집단이었다. 한국전쟁을 전후해서 개신교가 저지른 만행들을 안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사랑이 얼마나 역겨운 기만인가 깨닫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보여주는 극우성은 최근에서야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제주도민 가운데 공산주의자가 많고 대한민국 정부를 부정하는 반체제인사들이 많았어도 그렇다고 갓 태어난 아이들까지 무참히 살해한 행위를 정당화시켜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힘없는 노인까지 살해하고 여자들은 강간했으며 재산까지 약탈하고 있었다. 그러고서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제주도에서 유지로 행세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지금도 자신들이 옳았다 주장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아니 차라리 반드시 그래야만 했었다며. 그 주장을 앵무새처럼 읊어대는 인간들마저 있다. 도대체 제주도민들은, 그리고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개인들은 무엇에 분노하며 그토록 비판하고 있는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양심이고 이성이다.


4.3에 대해 알게 될 때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싫어진다. 4.3 이후 제주도와 제주도민들을 어떻게 대해왔는가 알게 될 때마다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진다. 그런데도 잘났다고 일본에다는 과거사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사과하고 배상하라 요구하고 있다. 겨우 한 걸음이다. 이제서야 겨우 조심스러운 한 걸음을 다시 떼어 놓았다. 역겨운 인간들 투성이다. 눈이 썩고 귀가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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