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목적은 오로지 국가적 이익의 추구에 있다. 국가적은 이익을 늘리고 혹은 지키기 위해 정부는 국경밖 외국의 정부와 협상이라는 걸 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설득해서 더 많은 이익을 얻고 혹은 손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인가. 따라서 외교의 결과에 대해서도 오로지 그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얼마나 자국의 이익을 늘렸고 손해를 줄였는가?


사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 그토록 강조하던 3불원칙에 대한 압박 또한 없었다. 중국 역시 아쉬운 것이 많고 바라는 것이 많다. 불만인 것도 많고 그래서 요구하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그것이 외교라는 것이다. 어차피 들어줄 수 없는 것으로 압박해봐야 사이만 불편해질 뿐이다.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최대한의 성의를 보이는 이상 한국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나라와의 관계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의 필요이기도 하지만 한국정부가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결과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던 사드보복의 완전한 철회까지 이끌어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중국과 한국 정부 사이에 경제채널이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오히려 중국정부가 한국정부에 많은 것을 배려하고 양보했다 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결과다. 


한 마디로 박근혜 정부의 사드 뒤통수 이후 최악으로 치닫던 한중관계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 좋아지는 것은 앞으로 남은 과제지만 최소한 더 나빠지기 전으로는 되돌릴 수 있었다. 그래서 과연 어느 언론이 그런 방중외교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결과 어떤 성과를 내었는가 제대로 사실이나마 보도한 언론이 몇이나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오로지 대통령이 밥을 혼자서 몇 끼를 먹었고, 그나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기자가 그것도 중국의 사설경호원에게 맞은 기사 뿐이다. 비로소 모든 언론이 하나가 되어 안철수를 대통령으로 밀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기자가 맞았으니 외교도 그만두고 돌아왔어야 했다. 대통령 경호원들이 대통령보다 기자들을 경호했어야 했다. 기자가 국가다. 기자의 안위가 곧 국익이고 외교여야 한다. 


정작 중요한 외교성과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채 쉴 새 없이 자기들 얻어맞은 것만 기사화하고 있다. 얻어맞은 것에 대해 중국정부를 탓하고, 심지어 한국 정부를 탓하고, 대통령과 정부에게 무능의 낙인을 찍으려 발버둥이다. 괜히 사람들이 그래도 같은 국민들인데 외국인 사설경호원에게 폭행당해 중상을 입은 것을 두고도 속시원하다고까지 말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기껏 기자랍식고 따라가서는 제대로 된 기사 한 줄 내보내지 않았었다. 대통령과 정부가 중국에서 보이는 말과 행동들에 숨은 의미를 제대로 분석해 보도하지 않았었다. 자기들 맞은 것만 큰 일이다. 자기들 맞은 것만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큰 일이다. 오냐오냐 했더니 아주 거만이 하늘을 찌른다. 기자를 위해 국정도 외교도 해야 한다. 대통령의 경호를 포기하더라도 기자의 경호까지 경호처에서 알아서 신경써주여야 한다. 바로 국민의 세금이다.


새삼 노무현 전대통령이 어째서 청와대 기자실을 폐쇄하라 지시했는가 납득하게 된다. 진보도 보수도 없다. 기자란 하나의 계급이다. 커넥션이다. 그리고 권력이다. 정부마저 언론의 자유를 명분으로 마음대로 쥐락펴락 하려 한다. 그렇다고 국민을 위해 진실을 보도하려는 의지나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랬다면 이명박과 박근혜가 저리 패악을 저지르지도 못했을 것이다. 과연 그들이 언론이기는 한가.


중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다지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그래서인 것이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다.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중국은 한국에게 중요한 파트너다. 한때 최악까지 치달았던 관계를 다시 정상화시키려는 중요한 방문인 것이다. 실패하라고 비는 것인지. 아니면 실패해야 한다고 단정지은 것인지. 심지어 아직 방문하기도 전인에 한국정부를 압박하겠다고 중국정부를 자극할 수 있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아직 공식일정을 시작도 안했는데 홀대론을 기정사실로 만들고 중국과의 관계를 최악으로 몰아가려 했었다. 그리고 이제 방중외교의 성과에 기자가 폭행당한 사실만 남긴다. 국가도 국민도 없고 기자만 있다. 그러니까 기자인 자신들만 괜찮으면 박근혜도 괜찮은 것이다. 그런데 왜 내가 단지 같은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처지를 동정하며 그들과 함께 분노해야 하는 것일까? 저들에게도 기자인 자신들밖에 없는데.


아주 기사로 발악중이다. 뭐라 떠들기는 하는데 귀찮아 읽지도 않는다. 대충 하는 말은 알겠다. 동네에서 사고치던 양아치가 밖에서 두들겨 맞고 왔다. 속시원할 뿐 굳이 왜 맞았는가 알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와중에도 동네에서 패악질 부리는데 이유따위 알아서 무엇하는가. 아직도 신문과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문제다. 기자도 언론도 아닌 것들이 기자입네 언론입네 떠든다. 한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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