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친구집에 놀러간 경우다. 돌아와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 그것도 친구에게 들리도록 티나게. 기껏 친구가 찾아갔는데 자기 볼 일 있다고 집에도 없었다. 집에 없어서 혼자 한 끼를 차려먹어야 했다. 겨우 인사한다면서 어깨를 툭툭 치더라. 홀대받았다. 기분이 어떻겠는가?


기자놈들이 열받게 하는 바람에 지금에서야 겨우 쓴다. 언론 한둘이 아니다. 찌라시 하나나 둘이 저딴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야당 대부분이 같은 소리를 읊어대고 있다. 홀대받았다. 무시했다. 그러므로 외교는 실패했다. 정작 중국 정부는 성공적이었다 하는데 한국에서 언론과 야당들이 한목소리로 홀대받은 실패한 외교였다며 비하한다. 그냥 문재인 정부만 비하한 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맞았던 중국 정부를 비난하는 것이다.


원래 외교일정이란 일조일석에 즉흥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한 나라의 정상이 방문할 정도면 벌써 한 달 혹은 그 전부터 조율이 시작된다. 어떻게 만나고 어떤 행사를 가지고 어떤 일정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 한국 정부가 그러고 싶다고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 정부가 그러겠다고 일방적으로 그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조율이 끝나지 않으면 방문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행사는 그 하나하나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기호가 될 수 있다. 어째서 이런 식으로 기획을 하고 동선을 짰는가. 당사자들이 어떤 의도로 그같은 일정에 동의를 했는가.


다 무시한 채 드러난 행동만을 보고 무시한다. 어쩌면 아주 사소한 디테일을 가지고서 홀대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공식 논평을 보라.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언론들의 보도를 보라. 무엇보다 방중의 결과를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를 폄하하기 위해 아예 중요한 외교파트너인 중국정부를 지우다시피 한다. 중국과 외교를 그만두었어야 했다. 중국에 전쟁을 선포해도 시원치 않았다. 저런 놈들이 정권을 잡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스러울 뿐.


다시 말하지만 한국 정부가 납득하고 동의했다면 어쨌거나 그것은 홀대가 될 수 없다. 일 때문에 늦으며 두 시간만 집 앞에서 기다리라. 그러겠다 했으면 그 또한 만남의 과정이다. 오히려 자기가 없는 사이 집안에서 직접 무엇이든 챙겨먹으라 했다면 크게 배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진핑이 없는데서 외국정상이 중국국민들과 격의없이 어울리고 있었다. 중국의 사정이 그것밖에 안된다. 중국정부의 입장이 지금으로서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한국 정부가 알았다 한 순간 사정에 맞는 최선의 예우가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맥락을 찾아야지 겉으로만 보고 홀대했다 실패했다 수치다. 그러니까 밖에 나가서 그딴 식으로 쳐맞고 다니는 것이다. 멱살잡이나 할 줄 알았지 그런 맥락을 읽을 줄이나 알까.


중국이 대인배다. 그보다는 문재인이 워낙 잘하고 돌아왔다. 아니었으면 한국 언론과 야당들이 쏟아내는 말들만으로 중국정부가 당장 보복에 나서도 할 말 없을 정도다. 문재인 정부에만 편파적인 것이 아니다. 중국 정부에도 무례한 것이다. 공식채널이었다면 중국정부에 대한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 할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외교를 잘 풀고 나니 별 찌그레기들이 배설을 해대는 꼬락서니랄까.


한국 언론의 처참한 현주소다. 한국 정치의 한심한 현실이다. 저런 것들이 심지어 유력대선주자로 손꼽힌 적이 있었다. 하긴 그렇게 바람을 넣은 것도 언론인 자신들이다. 한국에서 언론이란 것이 의미가 있는가. 이제는 나가 죽어도 아예 관심도 가지지 않을 것 같다. 쓰레기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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