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주도해서 방해한 혐의로 수사받을 예정이었던 검사 하나가 뒈져버렸다.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된 것도 아니었다. 실제 구속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다. 수사도 시작하기 전에 지레 겁먹고 지가 지 목숨을 땅바닥에 내던져 버렸다. 하긴 원래 검사의 양심이나 명예는 그 놈 아니었어도 시궁창에 뒹굴고 있었을 것이다. 검사의 양심이니 기개니 하는 헛소리는 지난 정권에서 검사의 모습을 보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놈 하나 죽었다고 다수 검사들이 들고 일어나 심지어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검찰이 검찰을 수사해서는 안된다. 검사가 같은 검사의 죄를 물어서는 안된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자해하거나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사회저명인사들도 포함되어 있었고, 나름 상당한 위치에 있던 정치인이나 경제인들도 적지 않았었다. 불과 얼마전에 역시나 같은 수사대상이었던 국정원 소속 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었다. 그때 검찰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같은 검사들이 그때 그들에 대해 어떤 연민과 동정을 보이고 있었는가. 그러니까 그런 식의 강압적인 수사는 안된다며 반성하는 목소리가 한 번이라도 나온 적 있었는가. 그럼에도 굳이 그런 검사들의 태도를 지적하지 않았던 것은 수사과정에서 어쩌면 필요할 수도 있었겠다는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범죄사실을 밝히고 처벌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억압적인 수단도 때로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검사는 안되는데?


그래서 문제다. 검사도 범죄를 저지른다. 이번의 예에서 보았듯 현직이든 전직이든 검사이거나 검사출신들이 피의자가 되어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오히려 수사받으러 가서 팔짱끼고 거만한 눈으로 수사검사를 보던 전직 검사출신 우병우를 떠올리게 된다. 더구나 검사로써 검찰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아야 하는데 지레 죽어버린 어느 검사놈에 대한 검사놈들의 격앙된 반응을 보고 있으면 과연 검찰이 그같은 전현직 검찰들의 범죄를 바로 수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같은 검찰을 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위아래도 모르고 비난을 퍼부어대는 저놈들을 보고 이미 헤아릴 수 없이 세상에 드러난 전현직 검찰출신들의 범죄수사를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인가?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검찰은 검찰을 수사할 수 없다. 검사가 검사를 수사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전현직 검찰들에 대한 수사를 이대로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아마 전부터도 수없이 많은 비리와 범죄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나마 아예 특권이 몸에 배어서 아무일 없을 것이라고 조심성을 잊은 결과 최근 그것들이 크게 드러나게 되었을 뿐이다. 그마저도 제대로 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무엇때문이었는가 검찰들 자신이 확인시켜준다. 검찰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검찰 외적인 존재가 필요하다. 검찰 외에 또다른 수사의 주체가 필요하다. 검찰을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와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경찰의 존재다. 경찰 역시 믿음이 안가기는 마찬가지지만 서로 견제하게 해놓는다면 어떻게 되겠지. 검찰이 범죄를 저질른 검찰을 수사했다고 저 난리를 치는 놈들을 보고 있으면 더이상 검찰에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맡겨놓을 수 없다는 사실만 분명해진다.


개새끼들이다. 욕 좀 해야겠다. 개똥같은 새끼들이다. 싹 갈아서 거름으로 만들면 그나마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같은 검사고 자신들의 동료다. 자신들의 동료이기에 더이상 수사를 받더라도 일정 이상의 예우를 받아야만 한다. 지가 못나서 죽은 것까지도 수사한 검사들의 잘못이다. 이런 놈들이 이 나라의 법과 정의를 책임지고 있었다. 이런 놈들을 믿고 이 나라의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라 말하고 있었다. 원래 그런 놈들인 것은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쓰레기인줄은. 새삼 깨닫는다. 검찰을 사람취급해서는 안된다. 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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