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민주당 비주류의 가장 큰 문제라면 바로 자기정치만 하려는 것이었다. 당도 아랑곳없다. 당연히 여당이면서도 정부 또한 안중에 두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내가 덜 욕먹고 남들에게 더 좋은 소리를 들을까. 그래서 언론이 요구하면 좋아라 나가서 당을 욕하고 정부를 욕한다. 당을 헐뜯고 정부를 헐뜯는다. 그래서 당이 망하고 정부가 망하더라도 자기는 언론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있으니까.


여당의 원내대표란 여당의 편에서, 그리고 정부를 위해서 야당과 협상하라고 있는 자리다. 무조건 야당이 바라는대로 내주는 것이 협상이 아니다. 야당이 바란다고 다 내주고 물러나는 것이 협상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야당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는다. 야당의 편을 드는 언론으로부터도 좋은 소리를 듣는다. 추미애 대표가 청와대를 위해 기꺼이 총대를 맸을 때 자기는 청와대를 움직여 양보하게 함으로써 언론으로부터 잘한다 칭찬을 들었으니 얼마나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겠는가. 그런 맛이 원내대표도 한다. 자기는 여당과 정부를 대신할 원내대표로서 아주 잘하고 있는 중이다.


기껏 장관까지 하나 내주었다. 청와대가 야당에 사과하는 모양새까지 취하게 해주었다. 그러고 얻어낸 추경심사다. 그런데 정작 야당과 협상한 추경의 내용 가운데 정부가 가장 바랐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 하나도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심지어 공무원 추가채용예산을 정부예비비에서 충당하자고 야당이 요구하는대로 아예 다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럴 거면 추경을 왜 한 것인가? 이미 청와대에서 국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추경을 포기하고 내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뒤였다. 어차피 대통령의 공약도 지키지 못할 것이면 추경따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다. 당연히 장관도 내줄 필요가 없었고, 오히려 국민의당이 큰 잘못을 저지른 상황에 청와대가 사과해야 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원내대표 우원식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러니까 비주류가 욕을 들어쳐먹는 것이다. 민평련 그 개똥같은 놈들이라고 지지자들로부터 욕을 들어 쳐먹고 있는 것이다. 아마 우원식의 머릿속도 우상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청와대와 민주당 주류가 자기들에게는 적이지 국민의당은 원래부터 자기들과 입장을 같이하던 동지들이었던 것이다. 차마 동지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한다. 나쁜 말을 듣고 싶지 않다. 그래서 민주당을 내준다. 문재인 정부를 내준다. 그래봐야 자기들 망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동지들로부터 얼마나 인심을 얻고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자기정치다. 더불어 민주당과 정부에 적대적인 언론까지 자기에 대해 좋게 써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협상하면서 항상 좋은 소리만 들을 수는 없다. 협상이란 자체가 상대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로 설득하고, 때로 속이고, 때로 힘으로 압박하면서 최대한 자기들이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얻어낸다. 결국 지나고 나면 저놈에게 당했다 불만이 터져나오게 된다. 유능한 협상가는 당연히 상대편에 원망과 증오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작 우원식은 야당들에 비웃음은 살지언정 두려움의 대상은 되고 있지 않다. 연민은 받을지언정 그에 대해 화가 나거나 불편해하는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 무엇을 말하겠는가. 제대로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 원하는 것은 다 내주고서 이쪽이 바라는 것은 하나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만족한다. 왜? 자기는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민평련 이 개똥만도 못한 것들은 민주당에서 다 쳐내야 한다. 계파가 다른 건 상관없다. 이념이나 성향이 다른 것도 그럴 수 있다. 민주주의 정당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어야 한다. 다양한 주장과 입장이 함께 공존하며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해당행위는 다르다. 자기 정치를 위해 당과 정부에게까지 손해를 끼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이상 같은 당에 몸담고 있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인상이 좋았다. 을지로위원회에서의 활동도 인상깊었다. 선의를 믿었다. 하지만 원내대표가 되고 야당과 협상하는 과정을 보면 그냥 자기정치나 하려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 당도 정부도 상관없이 자기 이미지만을 위해 정치하는 놈팽이일 뿐이다. 결국 이럴 것을 알면서. 그래도 언론이 좋다고 하니까. 언론을 위해 정치하는가? 야당을 위해 정치하는가? 이런 쓰레기들이 민주당에 아직 수두룩하다. 멀었다. 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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