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법으로 포경을 금지하는 포경금지국이다. 그런데 정작 우연히 사고로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의 경우는 그 고기의 유통을 허락하고 있다. 그래서 허점이 발생한다. 과연 지금 들여와 팔고 있는 고래가 포경으로 잡은 고래인지 아니면 그물에 우연히 걸린 고래인지 알 게 무언가. 그래서 정작 단속을 하고서도 근거가 없어 처벌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상 한국을 포경허용국으로 규정하는 이유다.


고양이와 같이 살아보니 알겠다. 반려동물은 말 그대로 종을 뛰어넘은 가족이다. 다만 한 달이라도 함께 같은 공간에서 거주하며 체온과 마음을 나눠온 시간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소중한 반려동물을 고작 고기 몇 근 먹겠다고 동네사람이 잡아먹고 심지어는 잡아다가 보신탕집에 팔기까지 한다. 결국 개고기를 팔거나 먹도록 허용하는 현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남의 개까지도 그저 고기쯤으로 여기도록 만드는 것은 아닐까. 보신탕집에서도 막말로 지금 팔겠다고 가져온 개가 누구의 어떤 개인지 알 게 무언가.


보다 엄격하게 남의 개를 절취하는 행위를 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던가. 더구나 남의 개를 절취해서 죽이거나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더 가혹한 처벌로써 경계토록 하던가. 그도 아니고 개는 그저 사유재산이고, 개고기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개를 고기로써 사고파는 것도 자유로우니 여전히 이런 일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잃어버린 고양이 찾겠다고 며칠동안 전단지 붙이고 했던 기억이 있기에 길거리에 개를 찾는다는 전단지 보이면 마음이 안쓰럽다. 고양이는 어디서 잘 살고 있겠거니 위안이라도 받는다지만 개는 그마저도 아니다. 그렇게 만드는 현실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타인의 개까지도 그저 고기로 볼 것이라면 개고기는 따라서 금지하는 것이 옳다.


처음에는 개고기 먹거나 말거나 개인의 선택이라 생각했었다. 외국에서 개고기 가지고 시비거는 것도 그 나라의 차별적인 편견에서 비롯된 내정간섭이라 여겨왔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남의 개를 잡아먹고 팔아넘기고 벌써 죽어 고기가 되어 되찾은 소중한 반려견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사정은 달라진다. 다른 것 때문이 아니다. 한국놈들의 저열한 양심 때문이다. 비루한 이성 때문이다. 그놈들때문에라도 개고기는 금지되어야 한다.


당연히 고래고기도 우연히 그물에 걸린 고래마저도 유통하지 못하도록 금지해야 한다. 어차피 고래고기 먹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다. 아예 평생 고래고기는 구경도 못해보는 사람들이 한국사회에는 더 많다. 굳이 값도 비싼 고래고기를 유통하고 먹어야 할 필연적 이유란 거의 없다. 빈틈이 있기에 불법도 저지를 수 있다.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인하는 결과도 낳을 수 있다. 한심한 것이다. 여직껏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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