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부터 박근혜까지 공통점은 여의도정치를 우습게 아는 인물들이었다는 것이다. 국회를 무슨 핫바지 저고리쯤으로 알았다. 그리고 실제 그들이 당권을 쥐고 있는 동안 새누리당은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다. 정치를 할 줄 모른다. 밀고 당기고 주고 받고 때로 손잡는 모습도 보이고.


아무것도 안해도 그냥 대통령 이름으로, 그리고 박근혜 얼굴로 유권자로부터 표를 받을 수 있다. 광화문에서 똥을 싸고 여의도에서 스트리킹을 해도 유권자의 지지는 한결같다. 거기에 익숙해져 버렸다. 불리한 상황에서 한 걸음씩 이기며 위로 올라가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그게 바로 반기문의 한계다.


어쩌면 주위에 모인 인사들이 하나같이 정치를 모르는 쭉정이들이다. 실제 정치판의 치열함이나 살벌함을 제대로 경험한 적 없는 인사들이다. 지금 새누리당에 남아있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전원책이 괜히 온실속 화초라며 비아냥거리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하면 국민의 눈에 들까. 어떻게하면 유권자로부터 한 표라도 더 받을까. 어떻게 하면 좋은 이미지로 사람들에 보일까. 그렇지 않아도 관료로만 수십년 살아온 인사가 그런 인간들을 주위에 참모로 두고 있다. 참사가 벌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


국민을 욕하는 것이다. 유권자를 까대는 것이다. 그러도록 그동안 앞뒤 안가리고 표를 줘 온 것이 유권자였다. 그래서 아예 자신만만하게 조금의 주의도 기울이지 않고 해먹다 이 꼬라지가 났다. 국민이 그린 큰 그림이라 하겠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지지해준다. 하는 것 없이 이미지만 앞세우면 그냥 표부터 주고 만다. 자신을 모욕하는 것도, 자신이 뽑은 대표를 비웃는 것도 그냥 무덤덤하다. 군자와 바보는 동전의 앞뒷면이다. 정확히 이건 바보다. 최순실이 아니었으면 과연 지금 어떤 모습이 펼쳐졌을까.


국민은 그대론데 상황만 바꼈다. 탄핵인용을 조금이라도 늦추려는 이유도 그것이다. 국민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끔찍한 참사를 겪은 피해자와 유족들을 당당히 비웃고 비난할 수 있었던 그런 국민들로. 시간싸움이다. 국민을 믿지 않는다. 


반기문이 대통령이 되려면 먼저 주위의 새누리당 출신들부터 쳐내야 한다. 친이든 친박이든. 그놈들이 할 줄 아는 건 이미 모든 것을 갖춘 상태에서의 술수와 공작이다.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정면승부는 무리다. 모르면 할 수 없고. 내 일 아니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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