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났다. 전장에서 두 세력의 군대가 부딪혔다. 상대가 이쪽의 약점을 꿰뚫고 밀고 들어온다.


"저놈들이 비겁하게 이쪽의 약점을 노리는구나!"


혹은 기병을 유인하고서는 궁병으로 남은 창병들을 저격한다.


"저놈들이 악랄하게 없는 약점도 만들어내는구나!"


그래서 손자는 시계편에서 군을 움직이는 것은 속이는 것이다兵者詭道也라고 갈파한 바 있었다.


정치란 권력을 다투는 것이다. 권력이란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는 현실의 수단이다. 많은 사람들이 욕심내고 따라서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온갖 치졸하고 비열하고 악랄한 수단들이 동원된다. 그 권력을 가지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들을 동원하게 된다. 승자는 정의가 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물론 민주화된 시대의 정치란 것이 그런 정도까지는 아닐 테지만 말이다.


약점이 있으면 그 약점을 노리고 약점이 없으면 없는 약점도 만들어내야 한다. 지난 대선후보경선에서 박수현 자신도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도무지 털어도 먼지 하나 나지 않을 것 같은 문재인에게도 차라리 악에 받쳐 없는 약점까지 만들어 물어뜯으려던 것이 바로 선거라는 것이었다. 이혼한 전력이 있고 전처와 사이가 나쁘다. 전처를 이용해서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서 공격하고 상처까지 입힐 수 있을지 모른다. 굳이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된다면 한 번 쯤 생각해볼만한 방법일 것이다.


물론 정확한 사실은 모른다. 내가 박수현이라는 개인을 아는 것도 아니고, 내 주변에 박수현과 직간접적으로 아는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방법이 아예 없다시피 하다. 다만 지금까지 박수현 전청와대대변인, 현충남지사 예비후보가 제시한 증거들로 비추어 판단할 때 그의 주장에 더 설득당하는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게 되었는가. 그것이 선거니까.


아예 없는 바닥까지도 탈탈 털리는 곳이라는 것이다. 자신도 전혀 모르고 있던 약점과 치부들이 낱낱이 까발려지는 곳이라는 것이다. 없는 것도 만들어 폭로하고 있는 것은 더 키워서 고발한다. 그렇게 똥통에서 서로 구르며 누가 더 더러운가를 다퉈야 한다. 선거라는 제도의 본질이다. 그래서 그런 똥통싸움에서 시민들은 보다 더 나은, 더 깨끗하고 더 흠결없는 더 유능한 후보를 고를 수 있다. 콜로세움인 것이다. 시민들에 의해 선택된 그나마 더 나은 후보만이 살아남는. 후보들은 그를 위해 서로 죽이고 죽어야 하는 검투사들이다.


고생하고 있다. 그냥 청와대 대변인으로 만족했으면 좋았으련만, 하지만 정치란 것이 멈추겠다고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렬한 욕망 가운데 하나다. 권력에 대한 탐욕이란. 어찌되었든 탐욕이다. 어떻게든 그것을 내가 가지려 한다. 내가 소유하려 한다.


잘 해결되기를 바라며. 아무때든 정치라는 것이 이렇게 더럽고 치졸하다.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그렇게 악랄하고 비열하다.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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