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시합을 한다. 상대가 발이 빠르다. 발을 묶는다. 팔이 길다. 팔을 자른다. 주먹이 세다. 글러브에 스폰지를 더 두껍게 댄다. 위빙이나 더킹을 잘해서 주먹이 맞지 않을 것 같으면 아예 링사이드에 묶어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발이 느리고, 팔도 짧고, 주먹도 약하고, 몸놀림도 둔한 선수가 공정하게 자기보다 더 강한 선수를 이길 수 있도록 하는 룰이다. 그래서 과연 그런 시합을 공정하다 말할 수 있겠는가.


말장난이다. 공정이란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결과가 나오기까지 합리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과정을 거쳤는가. 시합을 하는 이유는 누가 선수로서 더 뛰어난가를 알기 위해서다. 권투선수로서 누가 더 실력이 뛰어나고 더 강한가. 그런데 약자가 강자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강자의 손발을 묶고 일방적으로 불리한 룰을 적용한다. 그것을 같아졌으니 이제 공정해졌다 말한다.


어찌되었든 대표선수를 뽑는 대회다. 본선으로 가면 이쪽의 사정따위 전혀 아랑곳않는 그야말고 진검승부가 펼쳐질 터다. 이길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그런데 공정을 기하자고 약한 선수도 이길 수 있도록 룰을 바꾸자 말한다. 압도적으로 강한 상대가 약한 상대에게 질 수 있도록 공정한 룰을 만들지 한다. 그래야 재미있을 거라고. 재미를 위해 대표선수를 선발하는가.


전부 말장난에 속고 있다. 만일 학교에서 공부 못하는 아이들도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똑같이 성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가산점을 주거나 패널티를 주어야 한다 주장한다 가정해보자. 그래야 공부 못하는 아이들도 의욕을 가질 테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도 보다 긴정할 것이다. 그래서 공부못하는 아이가 각종 패널티와 가산점에 힘입어 공부잘하는 아이보다 점수와 등수에서 앞선다면 그것을 공정하다 말할 수 있겠는가.


당원이든 어쨌든 너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가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이다. 당내에서 더 많은 당원의 지지를 얻는 쪽이 당의 대표로서 적합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그보다 지지가 약하다면 약한 후보인 것이다. 강한 후보를 내보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착각한다. 아무렇게나 해도 후보만 되면 모두가 자기를 지지할 것이다. 정동영에게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가장 혐오스런 방식으로 경쟁 자체를 훼손하려 한다.


도대체 특정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마저 트집잡는다. 더 많은 열성지지자를 가지고 있어 그들의 활동에 자신들이 위축되는 것마저 핑계삼는다. 그러면 자기들도 그렇게 하면 되지 않는가. 그만한 지지자를 스스로 모아서 그들의 도움을 받아 다른 후보를 공격하고 자신을 보호케 한다. 이재명이 실제 그러고 있다. 단지 의도했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다. 못하는 것이 지금 그들의 실력이고 능력이다.


하여튼 똑같은 것들이다. 항상 반복이었다. 너희들은 우리를 어쩌지 못하지만 우리는 언제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벌써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분열은 막아야 한다. 이탈은 막아야 한다. 그것을 볼모잡고 저들은 항상 저렇게 멋대로 해왔었다. 지지자마저 돌아보지 않는다. 오히려 지지자를 탓하곤 한다. 그들의 뿌리가 어디인지 새삼 확인한다. 썩은 뿌리가 쓸데없이 깊고 넓다. 한심하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