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는 육하원칙이 필요하다.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했나. 그것이 문제라 말한다. 그런 행위와 사실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보도한다. 그런데 정작 그것이 왜 어째서 어떻게 문제가 되는가는 말하지 않는다. 차라리 MBC가 솔직하다. 과거 파업 당시 자신들을 지지하며 기사를 퍼나르고 댓글을 쓴 네티즌들도 여론조작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니까 MBC파업을 지지한 내가 병신이었다는 소리다.


있는대로 진지하게 심각한 표정까지 지어가며 보도한다. 김경수 의원 보좌관이 드루킹측과 돈거래를 했다. 정확히 김경수 의원의 보좌관이 드루킹이 운영하던 카페 회원에게 돈을 빌린 것이다. 그렇다고 그 회원과 드루킹이 어느 정도로 밀접한 관계이고 이번 댓글조작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가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드루킹 자신이 김경수 의원에게 보좌관이 돈을 빌린 사실을 알리며 협박했고 결국 드루킹도 아닌 카페 회원에게 빌린 돈을 다 갚은 뒤였다. 이 어디에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 되어 보도할만한 문제들이 숨어 있는 것인가.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에게 기사의 URL을 링크해서 보내줬다. 그래서 과연 그 과정에서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에게 돈을 주었거나 혹은 드루킹이 매크로를 사용해서 댓글을 조작한 정황이 있는가. 개인이 다는 댓글은 불법이 아니다. 아무 댓가 없이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다는 댓글은 아무리 많아도 법은 물론 윤리적으로도 저촉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상식이다. 언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란 언론이 여론을 움직이는 민주주의겠지만 원래는 여론조차 대중이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단서이고 촉매에 지나지 않는다. 대중이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며 확산시키고 그 힘으로 현실을 움직인다. 매크로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단지 지지자들이 댓글을 많이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삼는다. 도대체 현행법의 어느 조문에 그런 조항이 있다는 것인가.


그래서 개새끼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언론이라는 것들의 민낯이 이번 기회로 드러났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삼성 구하기다. 결국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구하기다. 보수는 보수의 의도대로, 진보는 진보의 목적을 위해서, 아쉬울 때는 대중에 손내밀다가 필요없어지면 우중이라 비웃고 깔본다. 특히 MBC. 늬들 파업할 때 열심히 게시글 올리고 지지댓글 달았던 그 많은 사람들이 너희들 그리 우습게 하는 대중들이었다는 것이다. 대중이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일개 국민이, 시민이 정치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된다. 잘나셨다. 요즘 대학에서는 그따위로 가르치는 모양이다. 한겨레와 경향은 인정한다. 원래 진보라는 것들은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뿌리깊이 박혀 있는 인간들이다. 조중동과 다르지 않다. 대중은 단지 우월한 자신들이 가르치고 계도해야 할 주체 아닌 대상이다. 그것이 그리 고까웠던 모양이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악의적인 의도를 느낄 수밖에 없는 보도들이라 할 수 있다. 왜 어째서 어떻게 무엇이라는 사실이 빠진 채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만을 보도한다. 진실이 빠진 사실도, 전체가 아닌 일부만을 딱 오해하기 좋게 보도함으로써 대중의 판단을 유도하려 한다. 단 하나의 언론도 여기서 예외는 없다. 그래서 원래 한경오라 했을 터였다. 조중동은 원래 조중동이었다. 더 괘씸한 것은 참언론으로 거듭나겠다며 대중의 지지를 구걸하던 MBC와 KBS마저 결국 본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는 것이다. YTN파업에도 그다지 관심이 사라지는 이유다. 언론이란 어째서 이토록 한결같은 것인가.


그렇게 중대한 뉴스인가. 그렇게 이 사회를 위해 심각한 문제인가. 그렇다면 왜? 어째서? 무엇이? 어떻게? 적확한 사실관계를 보도했어야 하는 것이다. 보다 철저하게 진실을 파헤쳐서 대중에 알렸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주제에 기레기라 부르면 억울해한다. 쓰레기가 억울해해야지 기레기새끼들이 억울할 것이 무에 있는가. 사람취급 하고 싶지도 않다. 한때는 그래도 언론이 양심이던 시절도 있었는데.


사실 자체만 놓고 보면 전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보도된 내용만 보더라도 전혀 그렇게 문제라 여길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보도한 내용만 봐도 그렇다. 표정으로 말하고, 헤드라인으로 말하고, 뉴스의 회수와 분량으로 대신 말한다. 그렇게 언론이 만들어낸 이슈다. 언론이 만들고 야당이 받아친다. 하긴 그러려고 기자도 되었는지 모르겠다. 언론은 권력이다. 새삼 후회한다. 언론은 그냥 쓰레기다. 재활용도 안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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