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까놓고 얘기하자면 많은 언론사에게 있어 독자란 그다지 돈이 되는 대상이 아니다. 심지어 어떤 언론사의 경우는 특정 이슈로 갑자기 구독자가 늘자 난처한 반응마저 보이고 있었다. 오히려 늘어난 독자들을 위해 새로 신문을 더 발행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입은 주로 광고에서 나온다. 그런 점에서 독자가 언론사의 수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발행부수가 곧 광고단가다. 하지만 굳이 발행부수의 증가와 광고단가의 상승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면 당연히 인풋보다 아웃풋이 좋은 광고가 아닐까. 더 비싼 광고를 많이 사줄 기업과 혹은 공공기관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입장에 맞추는 것이야 말로 현실을 생각한다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러다 자칫 언론사가 망할 위기이니 그만 독자의 눈치를 좀 보라. 독자의 미움을 사서 망하기보다 독자의 눈치를 살피고 그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쓰라. 그럴 것이면 더 돈이 되는 대기업의 입맛에 맞추는 기사를 쓴다. 진보언론들이 한결같이 재정난을 겪는 이유다. 기업의 광고유치에 불리하니까. 그럼에도 언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굳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감수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살기 위해서 다른 누군가의 눈치를 보기를 강요한다.


언론의 경쟁력이 떨어져서 독자가 떨어져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점유율이 줄고 방행부수도 떨어져서 결국 망하게 된다면 그것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그것을 굳이 언론을 굴복시키고 길들이려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독자의 눈치를 보라. 유도리를 발휘하라.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서?


주제를 모른다. 자기들이 그렇게 대단한 줄 안다. 그러나 100억 인구를 모아서 그림 그리게 해봐야 고호 한 명 나오기 힘들다. 현실이다. 수천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었어도 예수는 한 사람 뿐이었다. 언론을 먹여살리는 것은 이미 대기업이다. 현실을 외면한다. 웃기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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