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군대 가기 전이니 1990년대 초의 일이다. 선배 하나가 입대 당일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리에 철심을 받고 면제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인가? 그 뒤로도 세 번인가 더 검사를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방위 갔다. 다리 박살나서 철심까지 박았는데 검사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이만하면 방위는 하겠다고 판정이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내 상식에서 너무 중대해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아니면 다리가 부러져도 나중에 치료되는 것 보고 검사 몇 번 더 해서 최종적으로 판단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간염이 만성이라서 아예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아닌 것이면 그 뒤로도 다시 검사해서 면제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게 옳다는 것이다. 그런데 급성간염인데 면제라고? 급성이면 치료되는 것 아닌가?
확실히 검사가 좋기는 좋다. 이래서 어려서 부모님들이 그리 공부 열심히해서 판검사되라 말했었던 것인가. 급성간염이면 전날 술을 꽤 쳐마시고 갔다는 것인데... 급성 간염으로 면제되는 줄 알았으면 나도 징병검사 받기 전날 죽어라 소주 퍼먹고 갈 걸 그랬다. 아주 안 낫는 것도 아니고 몇 달 치료하면 완치도 될 텐데 군대에서 26개월 썩는 것보다야 당연히 더 낫다.
재미있는 건 그렇게 공정과 상식을 사랑한다던 2030 남성들은 또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거지. 김민석 자기 재산도 아니고 부모님 재산 포함해서 2억에는 분노하면서 이런 명백한 사안에 대해서는 그저 괜찮다는 태도다. 내가 괜히 그들을 버리고 가야 한다 말하는 게 아니다. 이미 그들의 이념은 확고하게 정해진 상태다.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