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역할과 책임은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에 있다. 옳다. 한 가지가 전제된다면. 과연 보도란 무엇인가.


진실은 사실을 전제한다. 사실이 빠진 진실은 단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완전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한 진실이란 단지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취재라는 것을 한다. 현장을 찾고, 관계자를 만나고, 자료를 수집한다. 그래서 최대한 사실을 재구성한 다음 그를 통해 진실을 구축하여 대중에 보도한다. 바로 언론의 역할이다.


단지 문재인 정부가 현존하는 권력이기 때문이다. 정권을 가진 대통령이고 정부이기에 그를 비판하는 것은 언론으로서 당연히 옳은 행위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정부를 비판한다는 목적이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조차 소홀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언론으로서 가장 큰 권력인 정부를 비판했으니 자신들은 할 일들 다 했다.


진보언론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다. 물론 그 대상은 마음놓고 때려도 해코지하지 않을 안전한 정부여야 할 것이다. 보수언론이 내보낸 왜곡된 자료를 오로지 정부를 비판한다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그대로 인용해 보도한다. 그토록 서로 적대하는 사이였음에도 정부를 비판한다는 한 가지 목적에 있어서만큼은 하나가 된다. 정의당이 정부를 비판하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자유한국당과도 기꺼이 손잡을 수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현정부만 거꾸러뜨릴 수 있다면 이명박과 박근혜가 다시 돌아와도 기꺼이 반길 수 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그리고 이번에 파업의 결과 사장교체에 성공한 MBC, KBS가 보이고 있는 모습이 그것이다.


물론 항상 모든 사실관계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그래서 때로 오보도 내보내고,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세계적인 유수의 언론사들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그것이 과연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의 오보이고 실수인가 하는 것이다. 거기서 언론의 수준의 결정된다. 과연 대한민국에 언론이라 할 만한 언론이 있기는 한 것인가.


새삼 자칭 진보언론이라 불리는 언론들의 민낯을 보게 된다. 그동안 참언론으로 돌아가겠다며 파업한 그 진의를 읽게 된다. 하긴 진정 언론인으로서 양심에 투철했던 이들은 이미 오래전에 회사를 떠난 뒤일 것이다. 남은 인간들은 그럼에도 한참 어긋난 길을 가고 있던 현실과 어느 정도 타협한 인물들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정권이 바뀌었으니 대세를 쫓아 한 번 참언론인 행세를 해보려 했었다.


차라리 멍청해서 그런 것이라면 그것도 문제일 테지만, 의도마저 사악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역시 믿을 언론이라고는 JTBC도 아닌 손석희 한 사람 뿐인 것일까. 손석희를 제외한 JTBC는 솔직히 아직까지는 함량미달인 부분이 적지 않다.


어차피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최근 보도를 통해 더욱 확인하게 된다. 그냥 언론 전부가 적이다. 그 사실만 확실하게 믿고 있으면 된다.


새삼 파업에 지지했던 내가 병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MBC는 MBC다. KBS도 KBS다. 어디 가지 않는다.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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