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리베이트 파문이 유력대선후보인 안철수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바로 장차 대통령이 되고자 할 때 그 자격을 묻는 시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책임 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주어지는 자리다. 당장 행정부의 수반이자 군최고통수권자로서 아주 많은 사안들을 직접 결정할 수 있다. 단지 그와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권력을 나누어 가진다. 주위에 대한 통제와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자기는 그러려 하지 않아도 어느새 가족이 주위의 측근들이 부정에 손을 대고 만다. 김영삼도 그랬고 김대중도, 노무현도 마찬가지였었다. 오랫동안 불의한 권력과 싸워왔기에 스스로 그들과 다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었다. 자신도 청렴했고 공직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남달랐다. 그러나 어찌되었는가. 다름아닌 아들이, 친형이, 그리고 측근들이 줄줄이 비리와 연루되어 처벌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처벌이라도 받았으면 다행이다. 어떤 정부에서는 아예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검찰조사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요식적인 수사만을 겉핥기로 하고 대충 마무리짓는 경우도 많았다. 나라의 부가 새어나간다. 국민의 이익이 그리로 흘러들고 만다. 국가와 국민에 크나큰 해를 끼치게 된다. 엄격하게 통제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엄정하게 책임을 묻거나.


이번 리베이트 파문은 안철수에게 최소한 자신의 주변에 대한 통제능력이나 혹은 의지가 결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안철수가 몰랐다면 능력이 없는 것이고, 알았는데도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면 의지가 없는 것이다. 사당은 상관없다. 공당이라면 문제다. 하물며 국가라면 더 큰 문제다. 국가의 요인이 그런 식으로 대통령의 묵인 아래, 혹은 대통령의 눈을 피해서 부정을 저지른다. 


아니 하다못해 그런 일들이 결국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으면 엄정하게 조사해서 처벌이라도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지지부진이다. 당사자들을 부러 제대로 조사조차 않고 있었다. 그저 계좌내역만을 가지고 아무 문제 없다며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겠다는 소리나 하고 있었다. 물론 안철수 자신이 직접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마저도 안철수의 통제를 벗어나 있다면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부정을 미리 막지도, 이미 저질러진 부정의 진실을 밝히지도, 엄정히 책임을 묻지도 못한다. 걸러지지 않은 말들이 아무렇게나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다. 대통령이 되었다 생각해 보라.


설사 김수민 개인의 일탈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여전히 문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모두가 추측하는대로 박선숙이 배후에 있다면 그것은 더 심각하다. 안철수가 몰랐기를 바란다. 아무리 싫어도 설마 유력대선후보라는 사람이 그런 수준... 아, 반기문이 있었다. 미안하다. 한국에서 대통령후보가 되는데 특별히 자질따위 필요없는 모양이다. 그렇더라도 과연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인물인가.


그래서 오래전부터 비판해 왔었다. 도대체 뭘 보고 유력한 대선후보인가. 박찬종도 그랬다. 이인제도 마찬가지였다. 문국현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아무것도 검증된 것이 없었다. 개인의 성취와 공인으로서의 책임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대통령은 성취하는 자리가 아닌 책임지는 자리다. 정치인이란 개인의 성취를 위해서가 아닌 국가의 공익을 위해 책임을 가지고 봉사하는 이들이어야 한다. 개인의 성취만을 가지고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을 가름한다. 공적인 책임을 지우려 한다. 항상 그렇게 바람을 불어왔었다. 무책임하게. 아무것도 따지거나 묻지 않고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야 자기 기업이니까 알아서 자기식대로 하면 된다. 말아먹어도 자기 책임이다. 하지만 국가는 아니다. 국정을 책임진다는 것은 수천만 국민의 운명을 한 몸에 짊어지고 있다는 뜻인 것이다. 원칙이 존재한다. 원리와 상식이 존재한다. 그것을 묻는다. 과연 자격이 있는가.


볼수록 확신만 커질 뿐이다. 의지도 없고 신념도 없고 능력은 더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유력대선후보다. 무엇을 기준에 둔 유력대선후보인 것인지. 나아지는 것이 없다. 밝혀지는 것도 없다. 그냥 버티고 있을 뿐이다. 안철수의 현주소다.


안타까운 것이다. 대한민국의 유력대선후보다. 유력 3당의 대표다. 두번째로 많은 비례투표 지지를 받았다. 현실은 항상 픽션보다 더 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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