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 있다. 천만 원을 훔치나 천 원을 훔치나 같다. 똑같이 도둑질이니 똑같이 나쁘다. 그러므로 기왕 도둑질할 것이면 천만 원을 도둑질한다.


김기식에 대해 제기된 의혹 가운데 실제 위법하다 판정난 것은 정치자금 남은 것을 기부한 것, 그것도 그 행위 자체가 아닌 금액의 크기가 문제가 된 정도에 불과하다. 댓글조작이라는 것도 그저 민주당 당적을 가진 개인이 다른 곳도 아닌 현정부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거나 혹은 매크로로 추천수를 조작한 정도가 고작이다. 그것이 박근혜 정부에서 저질러진 국정농단이나 이명박 정권에서 저질러진 댓글조작과 같다 보는가.


그러니까 바른미래당이 어쩔 수 없이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의 공범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실인식이 이렇다. 문재인 정부에서 드러난 문제들과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드러난 문제들의 수준이 같다. 정도도 크기도 같다. 그러면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정도로도 분노하는 그 기준으로 당시 정권에 대해서도 똑같이 분노했어야 마땅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가. 똑같은데 한 쪽은 비판하고 한 쪽은 침묵도 아닌 옹호에 나서고 있었다. 무슨 의미인가.


백 가지 가운데 하나만 더 악해도 악이고 하나만 더 선해도 선이다. 하나만 덜 악해도 그보다 더 선한 것이고 하나만 덜 선해도 그보다는 더 악한 것이다. 그런 것을 두고 흔히 사리분별이라 한다. 그 사리분별을 하는 것이 이성이고 지능이다. 덜떨어진 모 인사야 이제는 기사 읽기도 싫지만.


여기 넘어가는 인간들도 머릿속을 한 번 뒤져봐야 할 듯. 나야 정부나 여당과 전혀 상관없는 개인이니 같은 유권자라도 얼마든지 욕하고 모욕줄 수 있다.


결국 당시 선관위가 침묵했기에 김기식도 별 문제가 아니라 여기고 그냥 넘어가고 있었다. 덫이라면 아주 교묘한 고도의 덫이다. 관문을 지나게 만든 뒤 뒤를 막아 퇴로를 끊는다. 타격은 있겠지만 뭐... 어차피 이 정도 이슈는 금방 지나간다. 더 중요한 현안들이 얼마든지 있다.


아무튼 바른미래당이 왜 자유한국당과 동류인가 확인하게 하는 또 하나 사례라 하겠다. 왜 합당 않고 따로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