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이 기득권인 이유는 그들이 정의롭기 때문이다. 정의롭기 때문에 누구의 조언도 비판도 들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가르쳐야 한다. 보다 엄격하게 보다 혹독하게 가르쳐서 모두가 정의롭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싸운 것 아니던가. 분명 불의한데 오히려 스스로를 정의라 여기며 정의로운 이들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모습에서 젊은 혈기가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숨을 걸고서라도 저 불의한 권력을 몰아내야겠다.

 

확실히 권인숙도 기득권이 되었다. 하긴 나이가 몇 살인데. 더구나 교수였다지 않은가. 가르치는 것에 익숙하다. 무지하고 몽매한 이들을 가르쳐서 바른 일로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니까 너희들은 틀렸다. 틀린 정도가 아니라 너희가 몰라서 그러는 것이다. 나는 안다. 나는 진실을 알고 정의를 알고 진리를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들을 가르쳐서 바꾸겠다. 자칭 진보가 그래서 망했다. 말하지 않았는가. 논쟁하다 말고 너 어디까지 책 읽고 논문 읽고 왔냐는 말로 다 끝내더라고. 모르면 넌 무식한 놈이니 논쟁할 가치가 없다. 그냥 강의를 들으라.

 

어째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닷페이스 출연에 분노하고 있는가. 당원이다. 어찌되었더나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지지자들에 대해 어째서 그런 주장을 하는가 한 번은 귀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존중하는 마음에서라도 한 번 더 귀기울여 듣고자 하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없다. 존중도 뭣도 없고 오로지 일방적인 무시와 훈계만 있을 뿐이다. 너희는 나와 같은 급이 아니다. 같은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 내가 하는 말을 들으라.

 

꼭 닮아 있는 것이다. 권인숙이 젊었을 적 싸우던 전두환의 모습과. 그것이 바로 페미니즘 기득권의 실체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여성주의자들과 논쟁하면서 깨달았다. 저들은 대중의 동의와 지지를 바라지 않는다. 대중이 자신들의 주장의 근거와 타당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너는 그냥 들으라. 너는 그냥 따르라. 내가 옳다. 내가 주장한다. 내가 실행한다. 그런데도 권인숙과 전두환이 닮지 않았다는 것인가.

 

원래 여성주의의 모습이다. 일제에 빌붙고 군사독재에 빌붙고 재벌에 빌붙어서 자신들의 기득권 확대만을 위해 노력하던, 그 기득권을 정의로 포장하기 위해 진보를 참칭하던 그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여성주의자들을 싫어하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 입장에서 기득권의 가장 싫은, 절대 옳다고 할 수 없는 악 그자체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왜 반페미일까? 장애인을 위해서도, 성소수자를 위해서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도 기꺼이 연대할 수 있는 다수 민주당 지지자들이 어째서 여성에 대해서만 연대를 거부하는 것일까? 정확히 여성이 아니다. 그 여성을 참칭하는 기득권 여성주의자들이다. 박근혜를 지지하고 마지막까지 박근혜를 옹위하려 했던 그들. 권인숙도 그 중 하나였는지는 모르겠다. 하긴 그런 주제를 알면 전두환일 리 없겠지. 전두환도 죽을 때까지 정의로웠을 것이다. 네년들처럼.

윤석열 처가와 본인의 의혹이나 추문이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특히 자칭 진보들. 한겨레는 지금 그런대로 윤석열 본인이나 주변에 대해 비판하는 척은 한다. 그런데 그 태도가 재미있다. 조국이나 추미애는 더 까지 못해 안달이었다. 인간취급을 하지 않았다. 아예 근절해야 할 악이며 이 사회의 재앙으로 치부했었다. 문재인 정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가며 증오와 혐오를 감추지 않았었다. 그런데 윤석열은?

 

그나마 윤석열에 대해 이 정도 시끄러우니 비판하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예전 여야정치인들 비판하는 수준을 넘지 못한다. 윤석열의 공약에 대한 비판은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공약에 대한 분석 또한 아예 시도도 못한다. 그냥 신변잡기에 대해 가십처럼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하긴 그나마 한 마디도 못하는 정의당에 비하면 열심이라 할 수 있다. 한겨레가 이런데 KBS는? 좆또비씨나 씨방새나 좆선은 어떨까? 

 

교수가 자기 대학 총장 표창장을 발급해 준 건 그리 죽을 죄인데 겸임교수 하겠다고 허위이력 적어넣은 건 그냥 인터넷에서 도박 얼마간 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그만도 못하다. 말 몇 마디로 이미 사과는 끝났다. 더이상 누구도 그 사실을 문제삼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려고 김건희도 방송에 나와 사과를 했던 거겠지. 김어준과 한 때라도 어울렸으면 저 모양이란 것이다. 기자새끼는 사람새끼가 아니다. 이재명도 명심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언론정책은 하나다. 그냥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윤석열 국민의힘 하는 만큼만 하라. 광고 끊고, 고소고발하고, 정부에서 예산지원하는 것이면 그 지원금액도 끊고, 아주 철저히 짓밟아 다른 소리 못하게 하라. 그러니까 저 한겨레조차 언론탄압이라고 입도 벙긋 못하는 것 아니던가. 서울시에서 광고 끊겠다는데 비판 한 마디 못한다. 그게 바로 언론의 자유다. 언론이 바라는. 사람이 아닌데 사람취급해 줄 필요가 없다.

간단한 산수 같은 것이다. 불과 얼마전까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회적거리두기를 시행했었다. 아니 아예 거리두기 정도가 아니라 문밖출입 자체를 금지하는 셧다운까지 실행한 나라들도 적지 않았었다. 왜? 백신이 없었으니까. 아직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기 전이었으니까. 그러니 모이면 높은 확률로 걸릴 수 있고, 걸리면 또한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기에 아예 모이지 못하도록 국가가 강제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충분한 만큼 항체가 생겨난다면 굳이 그렇게까지 거리두기를 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나온 게 백신패스다.

 

법원에서도 인정했듯 백신을 맞으면 57%라는 높은 확률로 코로나 감염을 회피할 수 있다. 백신을 맞지 않았으면 거의 걸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백신으로 인해 감염을 회피할 수 있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되는 정도를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방역을 해도 좋지 않겠는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 한해서 이전보다 더 여유를 두고 거리두기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백신패스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감염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전과 같이 거리두기를 계속한다. 더불어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가능성이 높고,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감염되었음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을 한 데 모아놓는 것은 자칫 감염을 증폭시키는 매개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직은 출입을 제한하자.

 

하긴 정의당은 작년부터 이미 거리두기 자체를 반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 모여도 좋다. 모여도 안 걸린다. 안 걸리고 안 뒈진다. 코로나는 거짓말이다. 코로나는 가짜다. 아니 코로나 걸리는 것도 개인의 자유다. 코로나 걸려 뒈지는 것도 개인의 권리다. 국가가 강제할 대상이 아니다. 그게 자칭진보다. 언제부터 자유의지주의가 진보의 이념이 되었을까? 자유의지주의는 원래 꼴보수들의 이념인 것이다. 자유주의와 비슷해 보인다고 자유의지주의를 떠드는 자칭진보란 그야말로 아이러니 자체일 것이다. 어차피 백신도 소용없는 것 그냥 다 코로나 걸려 뒈지게 자유롭개 내버려두지 국가가 뭘 하는 것인가. 그게 바로 심상정이 주장하고 싶은 것일 게다. 저런 놈들이 진보?

 

원래 진보란 과학이었다. 보다 첨예하고 치열한 이성과 합리의 결과물이었다.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여겨 온 관습들에 대해 궁구하여 인간의 이성과 합리로써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과거의 인습이든 본능적인 충동과 직관의 결과이든 개인의 자유에만 온전히 맡기겠다 하는 것은 진보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본능이 시키는대로 여성을 혐오하고 외국인을 증오하겠다고 하면 자칭 진보는 그것을 용인할 것인가. 외국인은 다 내쫓자 주장하는 것도 자유인 것이다. 내 몸 내 마음대로 한다고 노예로 자신을 파는 것도 자유일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현대사회는 그런 것들을 부정하는가. 그야말로 자칭진보의 자기부정인 셈이다.

 

다시 말하지만 자유의지주의, 혹은 자유지상주의는 진보가 아니다. 진보일 수 없다.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오로지 자유의지에만 모조리 맡기는 것은 보수에서도 상당히 극단에 있는 이념이며 사상이다. 하긴 여성주의의 뿌리가 그곳이기는 하다. 지금 한국 여성주의의 뿌리는 있는 놈들과 가진 념들을 위한 여성주의일 터다. 그들에게 가장 유리한 이념이 무엇이겠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만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일 터다. 그레 지금 자칭 진보가 주장하는 자유의 정체인 것이고. 씨발년은 그냥 씨발 버러지년인 것이다. 자칭 진보가 진보마저 포기한다. 쌍년.

정치결사로서 정당이 존재하는 1차적 목적은 무엇보다 정권의 획득이다.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지향이 있다. 정책과 법안들이 있다. 이루고자 하는 정의와 이상과 가치가 있다. 그를 위해서 원내에서 다수의석을 차지해야 하고, 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선거에서도 이겨야 한다. 그런데 그런 선거에서 뒷짐지고 있거나 아니면 아예 반대편에서 움직이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겠는가.

 

정당이 정권을 가져오는 것에도 관심없다.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지향, 정책과 법안, 정의와 이상과 가치에도 전혀 아무 관심이 없다. 혹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상대정당이어도 상관없다. 상대정당이 정권을 잡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하더라도 자기들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그들을 같은 정당인이라 여겨도 좋은 것인가. 정당이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 관심도 없고 동의도 없다면 그들은 어째서 정당에 몸담고 있는 것인가.

 

그래서인 것이다. 다음 총선에서 대선에서의 기여정도를 반영하여 공천할 것이다. 아마 당이 그러기 전에 먼저 지지자가 그렇게 움직일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그랬었다. 당과 당이 출범시킨 정부에 최선을 다했다면 지지해서 밀어올리고, 아니면 가차없이 끌어내렸다. 그 가운데 하나가 금태섭이었다. 지지자가 원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다면서 윤석열을 지지하는 그 똥파리 미친새끼들이 아니라. 민주당을 지지해서 추미애 욕하고 이해찬 욕하고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마저 버리고는 윤석열과 홍준표를 미친 듯 빨아제끼고 있다. 이낙연이 아닌 민주당은 의미없다. 그런 놈들이 과연 민주당 지지자이겠는가. 그런 놈들이 민주당 당원일 수 있는 것인가.

 

송영길이 잘하고 있다. 소인배에게는 소인배 나름의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대도는 대인배를 위한 것이고 소인배를 위해서는 뒷길샛길갈랫길이 필요하다. 어쩌면 지금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정치인일지도. 그동안 이딴 식으로 정치하는 놈은 김한길밖에 못봤는데, 김한길은 당의 입장이나 이익은 상관없는 종자라 또 결이 다르다. 결국에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데 당에도 이익이 된다. 권력을 안다. 훌륭한 정치인이다.

청와대의 공식입장이야 어떻든 나는 확신한다. 박근혜 사면에 최소한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아니라면 하필 그 며칠 전 윤석열이 민주당 정권의 과오라며 굳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에 임명되었던 사실을 들출 이유가 없었다. 차라리 그것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실패에 가까웠다. 하지만 박근혜가 사면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과오는 그가 검찰총장까지 될 수 있었던 배경인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적폐수사까지 소급하게 되었다. 박근혜를 잡아넣고 그 대가로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이 되고 마침내 국민의힘 대선후보까지 될 수 있었다.

 

윤석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언론들은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안철수와의 단일화를 띄우려 노력 중이다. 안철수와 단일화해서 그 지지율을 끌어들이면 지금의 열세를 뒤집을 수 있다. 문제는 그게 그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심히 군불을 지피는데 전혀 화제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라는 이름의 무게감이 불과 몇 주 전과 비교해서도 부쩍 커진 때문이다. 언제 협상이 어려운가. 현상과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는 것은 서로 위치가 대등하기 때문이다. 서로 가진 역량의 차이가 적기에 쉽게 결론이 나기 어려운 것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 뭐하자고 또나오는가 비웃음만 사던 안철수가 어느새 이재명과 윤석열의 뒤를 이어 또다른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안철수가 누구와 연대하는가. 어떻게 지금 대선정국에서 최대의 정치적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인가. 당선은 어렵더라도 연정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어떻게? 송영길이 밑밥을 깔아 두었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이재명과는 감정이 없다. 이재명과는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 있다. 이전까지 완전히 민주당의 반대편에서 수구정당인 국민의힘 말고는 연대할 대상이 없는, 그래서 선택지가 제한된 군소후보에서 이제는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과도 손잡을 수 있는 그야말로 중간지대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여전히 문재인 정부에 적대적으로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지만 그렇다고 굳이 국민의힘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다. 국민의힘이 안철수와 단일화를 하려 해도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면 과연 국민의힘은 안철수가 요구하는대로 대가를 지불할 수 있을 것인가. 약속할 수는 있을 것인가. 그렇다고 지금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윤석열의 지지율이 빠지는 만큼 안철수의 지지율이 오르고, 안철수의 지지율이 오르는 만큼 윤석열의 지지율이 빠지는 악순환만 계속될 것이다. 

 

새삼 감탄하게 되는 이유다. 송영길의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민주당 내 정치인 누군가의 생각인지는 지금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실제 실행한 것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까지 없었다. 김대중 이래로 민주당 정치인 가운데 이렇게 더럽게 정치하는 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한길은 민주당 내부의 정치인이나 세력들에게만 더러웠다. 김대중에게 정치를 잘못 배운 탓이다. 진짜 제대로 민주당에도 정치꾼이 나타났다. 국민의힘에는 그동안 많았었다. 워낙 그쪽으로 특화된 놈들이었으니. 염치도 체면도 돌아보지 않고 이익이 되면 일단 저지르고 본다. 그래도 언론은 침묵한다. 자칭 진보들이 그런 걸 굳이 짚고서 비판하는 꼴을 못 봤다. 그런데 소소한 소인배 송영길이 민주당에서는 드물었던 그같은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얼핏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과연 지금 민주당이 민주당이 맞는 것인가.

 

그새 많이 늙은 모양이다. 예전 이따위로 정치했으면 바로 욕부터 박았을 것이다. 정치 더럽게 한다. 그런데 그만큼 절박한 탓에 욕보다는 차라리 칭찬부터 하게 된다. 소소한 소인배 송영길이 그래서 무척이나 소중하다. 민주당에도 이런 정치인이 필요했다. 필요한 때 필요한 인물이 당대표 자리에 앉아 있다. 대부분 당대표로서 판단과 결정들이 정치공학적으로 민주당에 이익이 되고 있다. 정치란 원래 더러운 것인가. 머리로 알았지만 이제 가슴으로 동의한다.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평가는 과정이 아닌 결과에 하는 것이다. 이기는 것이 무조건 최선이고 최고다.

정치인이라면 절대 피해야 하는 몇 가지가 있다. 그 하나가 우습게 보이는 것이다. 만만해서 우습고 진짜 웃겨서 우습다. 누구도 그런 우스운 사람이 자기 머리 위에 군림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과거 이명박을 돌아보자.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이명박이 우스웠는가? 박근혜가 우스웠는가? 차라리 무서웠다. 차라리 저건 나쁜 놈이라 더 무섭구나 했었다. 그러니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반면 정동영은 우스웠다. 유시민이 붙인 '곶감'이라는 별명이 대선 내내 따라다녔고, 나중에는 입만 열면 'BBK'라며 비웃음까지 샀었다. 그래서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했던 것이었다. 무서운 부분이 하나도 없었으니.

 

지금 윤석열 꼬라지가 그렇다. 누구도 윤석열을 무섭게 여기지 않는다. 무서운 것은 윤석열이 아닌 그 뒤에 도사린 검찰이다. 검찰이 가지고 있는 수사정보나 수사권 기소권이 무서운 것이지 윤석열 자신이 무서운 것이 아니다. 그보다 우습다. 윤석열을 소재로 한 수많은 밈들이 그래서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중이다. 2030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윤석열이란 이렇게 우스운 사람이었는가.

 

이재명과 윤석열의 차이다. 그나마 윤석열이 정동영보다 나은 점이라면 35%라는 기본지지율은 가지고 선거에 임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봐야 입만 열면 '대장동'인 것도 완전 닮은 꼴이지만.

 

저쪽에서 이재명을 보는 시각도 그래서 이명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리턴매치랄까. 이재명은 이명박, 윤석열은 정동영. 부디 바라는 마음 뿐이지만. 다음 정권에서 KBS와 한겨레는 확실하게 끝장내자. 아, 연합뉴스도. 바랄 뿐이다.

수사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흔히 나오는 장면이다.

 

"통화기록 좀 조회해 봐."

"몇 월 몇 일 몇 시에 이 번호와 통화했는데..."

"일주일 동안 이 번호와 가장 자주 통화했습니다."

 

그러니까 언제 누구와 통화했는가 내역을 살피는 건 수사의 기본 가운데 기본이란 것이다.

 

통화내용이 무엇이었는가는 누가 중간에 녹음이라도 해두지 않으면 알 도리가 없다. 그래서 이재명도 대장동 관련해서 누구와 통화했네 하는 것이 중요하게 거론된 것 아니던가. 그런데 검찰수사에서도 나온 게 없다면 진짜 없다는 뜻이겠지. 진짜 국민을 바보로 하는 모양이다.

 

하긴 찔리는 것이 있을 테니까. 이동재의 검언유착이 한창 이슈가 되었을 때 KBS가 의도적인 가짜뉴스로 방향을 틀었던 적이 있었다. 분명 그 가짜뉴스는 의도된 것이었다. KBS는 검찰과 유착해서 인터뷰까지 왜곡해서 내보낸 전력이 있는 방송사다. 정연욱 요즘도 참기자 어쩌고 생쇼하는 것 같더만.

 

한겨레는 아니었을까? 경향과 SBS는 그쪽에서도 거물에 속한다. 그러니 통화내역을 조회한 것만으로도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윤석열이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한국 수사기관은 진짜 사찰만 하는 모양이다. 사찰하는 내용을 당당히 드라마로 내보내도 문제삼지 않을 만큼 이미 무감각해진 것이거나. 검찰이 지난 2년 간 조회한 통화내역만 280만 건이다. 

 

아주 프레임 만들려 용을 쓴다. 지랄들은.

아마 세익스피어의 희곡 '말괄량이 길들이기'에 비슷한 장면이 나올 것이다.

 

"이런 건 맛 없어, 먹지 마!"

"이런 형편없는 걸 먹겠다고? 안돼! 이런 건 버려야 해!"

"당신에게 이런 건 어울리지 않아, 그러니 다른 걸 먹어."

 

결론은 아무것도 먹지 말고 굶으라는 것이다.

 

받아야 할 돈이 있다. 그런데 계속해서 이리저리 회피하는 바람에 결국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록 받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당장 급해서 일부라도 받으려는데 누군가 끼어든다.

 

"일부만 받아서 되겠어? 다 받아. 일부면 아예 받지 마!"

 

내가 급하다고.

 

"그러면 옳지 않아. 전부 다 토해낼 때까지 버텨."

 

그렇다고 아예 신고해서 감옥에 보내느냐면,

 

"돈을 다 받아낼 때까지 꼼짝도 하지 마. 감옥에도 보내지 말고. 돈부터 다 받아."

 

그래서 이 놈은 내 편일까? 돈을 빌려간 그 놈 편일까? 결론은 나는 돈을 받지 못했고 그놈은 돈을 주지 않았다. 다른 어떤 책임도 지고 있지 않다.

 

이명박근혜 때도 한결같았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 타협은 악이다. 양보는 적이다. 그러므로 전부가 아니면 반대하고 기권하겠다. 한 번에 최저임금 1만원으로 오르지 않으면 최저임금인상에도 반대, 한 번에 주 40시간 되지 않으면 그것도 반대, 한 번에 모든 사업체에 대체휴일 인정되지 않으면 그 또한 반대, 타협하고 양보한 중대재해법도 전부가 아니므로 반대, 그래서 과연 누가 좋았었는가? 반대해서 노동자가 더 좋아졌을까? 기권해서 사용자가 더 좋았을까? 그러면 정의당과 자칭진보는 누구를 위해 봉사한 것인가?

 

중대재해법에 대해서도 아예 법안 자체에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며 추앙하더니 그나마 양보한 법안이라도 통과시킨 민주당에 대해서는 극언마저 서슴지 않는다. 당시 국민의힘을 비판하던 자칭진보는 거의 보기가 힘들었다. 아니 아예 없었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 그러니 전부를 쟁취해낼 때까지 노동자는 억울하고 힘들고 부당해도 참으라. 당장 먹을 것이 없어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죽을 때까지 일하면서 그냥 참고 견디라. 그게 정의당이고 한겨레였다.

 

내가 자칭 진보를 혐오하는 이유다. 나 자신이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노동관련현안에서 과연 정치권은 어떤 판단을 내리고 선택들을 하는가. 그래서 자칭 진보는 노동자인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실제로 해 왔는가. 2000년대 초반까지 나 역시 자칭 진보를 진심으로 믿고 지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옥석논쟁 당시 나는 이문옥을 지지하고 있었다. 왜 내가 입장을 바꾸었을까?

 

노동자와 약자들을 위한 진보? 그런 건 현실에 없다. 저들은 한 번도 진심으로 노동자와 약자를 위해 본 적이 없었다. 결과는 항상 기득권의 이익 유지였다. 그를 위해 그들은 봉사해 왔었다. 결과가 말해준다. 사실이 진실의 근거다.

여성주의는 메갈리아를 인정하고 그를 중심으로 결집한 순간 그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보편주의가 아니다. 인류보편의 가치로서의 여성주의가 아니었다. 오로지 여성만 특별한 여성주의였다. 그것도 모든 여성이 아닌 일부의 특별한 여성들만을 위한 여성주의였다. 김학의 사건을 보라. 그리고 국민의힘과 관련한 수많은 성추행, 성희롱, 성폭행사건들에 대해 여성주의는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었는가.

 

2016년 탄핵정국부터, 아니 2012년 대선부터 여성주의의 목표는 한결같았다. 박근혜를 지키자. 박근혜를 당선시키고 지키고 다시 되돌리자. 그래서 문재인 정부 출범 초부터도 여성주의는 민주당 정부에 적대적이었다. 그런 정도가 아니라 자칭 진보가 민주당 정부를 적대하는 논리적 근거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었다. 어째서 한겨레와 정의당은 국민의힘과 손잡고 민주당을 적대해야 하는가. 그를 위해서 박원순도 죽였던 것이었다. 그냥 박원순 하나 죽이고 끝난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모든 언론과 정치권이 반민주당 전선으로 뭉치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여성주의에서도 극단에 위치한 것들과 굳이 대화해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차피 조선일보와 인터뷰한다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좋은 기사가 나갈 리 만무한 것이다. 조선일보가 좋아하는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 하긴 그런 조선일보를 가장 신뢰하고 부러워하며 닮아가고 있는 것이 한겨레였던가. 노동자를 위한다면서 거짓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부정하는 기사를 냈는데 반박하는 기사 한 줄 없었다. 차라리 정부를 욕하겠다. 정부만 욕하면 참언론이다. 조국이랑 추미애 욕 더 못하게 했다고 들이받던 한겨레 기자들이 정작 윤석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이유다. 딱 닮았다. 그래서 한겨레가 여성주의의 이름으로 민주화운동과 민주화세대를 정면으로 부정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너희들따위 필요없으니 아예 구독도 하지 말아달라.

 

이재명이 현명했던 것이다. 조선일보나 한겨레 따위와 인터뷰한다고 제대로 사실을 보도할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여성주의 매체라면 그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것들과 인터뷰할 시간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더 많은 대중과 직접 다가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한겨레가 또 한겨레 했다. 여성주의 말고 저놈들에게 과연 진보적 가치라는 것이 남아 있긴 한가. 똥걸레는 똥걸레일 뿐. 윤석열 똥이나 닦는 신문이다. 더럽다.

아마 기억하는 사람 있을 지 모르겠다. 2017년 당시 극우보수지지자를 제외하고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던 집단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페미니스트들이었다. 박근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탄압받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이 여성이라서 부당하게 공격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박근혜의 탄핵이 인용되어서는 안된다. 그때 그토록 박근혜를 싸고돌던 페미니스트들이 지금은 다 어디 가 있을까?

 

문재인 정부 초기 메갈리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좋은 말 쓰다가 어느 순간 돌변했던 것도 바로 그 기억 때문이었다. 메갈리아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에 대해 떠드는 소리를 전해듣고, 실제 거리에서 집회하며 어떤 구호를 외쳤는가도 들었었다. 아 이 씨발년들은 거기에 뿌리를 두고 있구나. 그런데 그래도 진보적이라 여겼던 페미니스트 다수가 그런 메갈리아를 싸고도는 것이다. 정확히 메갈리아를 중심으로 결집하려 하고 있었다. 진선미 윤인순 유은혜 년들도 다르지 않았다. 이 씨발년들이 지금 뭔가 꾸미려는 게 아닌가. 그 결과가 바로 안희정 징역과 박원순 자살이었다. 그런데 그 씨발년들이 지금 몸담은 곳이 어디인가. 바로 정의당이고 한겨레다. 

 

여기서 문제, 박근혜 싸고돌던 페미니스트를 적극 수용하여 주류로 만든 정의당이 어째서 이제와서 박근혜 사면 가지고 지랄하고 나서는 것일까? 목적이 달성되었는데 지랄한다면 다시 수단을 살필 필요가 있다. 정의당은 박근혜 복권시키자고 국민의힘과 손잡았었다. 정확히 정의당 주류인 페미니스트들이 국민의힘과 조선일보와 철저히 밀착하고 있었다. 그래서인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박근혜 괜히 사면했다고 말할 수 없으니 정의당의 입을 빌린다. 그만큼 박근혜 사면이 국민의힘 입장에서 상당히 곤란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왜 곤란한가는 다들 아는 바와 같을 테고.

 

지금껏 정의당이 논평한 것을 가만 돌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정의당이 국민의힘이나 윤석열을 대놓고 비판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진보는 커녕 인류보편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했어도 정의당은 오로지 침묵했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말꼬리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그런 연장에서 이번 비판도 되새겨봐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의당의 의도는 무엇인가? 정확히 국민의힘의 의도는 무엇인가?

 

국민의힘 2중대 3중대도 아니고 그냥 따까리란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하기 어려운 말을 대신해주고, 괜히 욕먹을 것 같은 말도 대신해주고, 국민의힘이 한 마디 하면 힘을 실어주려 또 한 마디 해 주시고, 정의당의 모든 행보는 그렇게 국민의힘의 이해와 거의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정의당과 손잡은 한겨레는 말할 것도 없다. 진중권과 신지예와 심상정의 차이를 한 번 설명해 보기 바란다. 거의 없다. 그게 진실인 것이고. 항상 진실은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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