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국민이 요구한 것은 한 가지였다. 야당은 당연하고 새누리당 너희도 공범이니 탄핵으로 책임을 지라! 당장 대통령에게 더이상 국정을 맡길 수 없으니 물러나지 않으면 내쫓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라. 탄핵은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에게도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따른 책임이었다.


하지만 박지원이 그것을 권리로 만들었다. 탄핵에 동의할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탄핵에 동의하려면 그만한 대가를 내놓아야 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지적처럼 탄핵을 무슨 거래의 대상처럼 여기도록 만든 것이었다. 주도권은 국민과 야당에 있었는데 새누리당 비주류에게 그 주도권을 넘겨준다. 새누리당 비박이 동의하지 않으면 탄핵은 통과되지 않을 것이며 그 책임은 야당에게 있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탄핵부결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새누리당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명문을 쥐어주었다. 오히려 탄핵에 대한 책임을 야당이 더 강하게 느끼도록 판을 뒤집어 주었다. 그러므로 야당 잘못이다. 대통령이 잘못하는 것까지 모두 민주당과 문재인의 잘못이다. 


그냥 문재인이 싫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대통령 되는 꼴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각제 개헌으로 자기들도 한 몫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요구는 아랑곳없다. 어차피 국민의 반발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잊혀지고 만다.


하긴 그동안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박지원을 비롯한 국민의당 일부가 선동한 호남홀대론에 넘어가 호남은 민주당을 버렸었다. 아예 민주당을 죽이겠다고 칼까지 들고 설친 끝에 호남은 온전히 국민의당 소유가 되고 말았다. 그동안 그토록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부정적 이슈의 중심에 섰던 인사들이 지방의 조직과 지역언론 등에 힘입어 여전히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고 있었다.


국민은 개돼지다. 자기들이 하자는대로 자신들의 의도대로 얼마든지 선동과 조작이 가능한 피동적 대상일 뿐이다. 국민의 여론을 두려워하는 정파는 사실상 정치권에서 특정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은 친노 정도가 유일하다. 새누리당이든 국민의당이든 광화문 앞에서 똥을 싸도 표를 줄 확실한 지지자들을 가지고 있다. 그 습관이 그대로 간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사그라든다. 아마 같은 생각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그 결과가 지금 국민의 요구대로 탄핵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새누리당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고서도 여전히 민주당 탓을 한다. 천정배는 아예 눈치가 없다. 그래서 정동영은 나이 먹으면 투표하지 말라 말했던 것일까. 이 마당에 개헌이다. 내각제다. 


압도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도 탄핵을 관철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든 것이 바로 박지원이고 국민의당인 것이다. 그들에게 선택권을 주었고 명분을 쥐어주었다. 주도권을 넘겨주었다. 여기에 박근혜의 퇴진을 전제로 한 담화가 불씨가 되었다. 함정에 빠진 게 아니다. 자기가 함정을 파고 들어간 거지.


지난 총선 때부터 말했었다. 그 훨씬 전부터 안철수는 야권이 아니라고. 국민의당은 야권이 될 수 없다고. 지금 와서 가장 다행스런 것은 저들이 민주당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국민의당으로 떨어져 나간 상태다. 또 그 놈들이 문제다.


야당의 잘못이라? 정확히 말해야 한다. 국민의당의 잘못이다. 그놈들이 자기 욕심에 헛발질한 것이다. 아니 헛발질이 아닐지 모른다. 박근혜를 살려줌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이 있었을지 모른다. 그마저 얻지 못했다면 그놈들이 멍청한 탓이다. 제 욕심에 제 밥그릇까지 차버렸다. 챙긴 게 있다면 그건 사악한 것이고. 부역자를 위한 부역자. 딱 적확한 어휘다.


탄핵은 이미 물건너갔다. 그렇게 국민의당이 만들었다. 국민의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이 만들어주었다. 차마 새누리당은 눈치보여서라도 하지 못할 일들을 국민의당이 해주었다. 많이 해 드시기를. 멍청한 것보다 나쁜 게 차라리 낫다. 속는 게 병신이다. 다시 말하지만.

  1. Playing 2016.12.03 13:27 신고

    문재인 전 국회의원은 떡 준다고 좋은 자리 만들어준다고 그렇군아 할 사람은 아니죠

    결국 회유하고 회유되는 것이 더 올바르게 나아갈수 있다고 판단 내린것인지 알송달송합니다

    개헌을 할수 있는데 가장 유력한 후보가 반대하므로 모든 게 안된다는 인식이라면
    개헌논의에서 정말로 하고자 하는 바가 있을꺼 같습니다

    그것이 바람직한 미래상일런지 아니면 특정 개개인의 기득권 편입이나 지키기일런지는 속단할수 없겠죠

    주위에 비슷한 부류가 뭉쳐있으면 자기 생각의 한계를 알기 힘들다고 봅니다. 이건 저도 그렇고 제가 존경하는 이들도 다르지 않더군요

    그러므로 오해라고 받아들여지는 상황은 인지하면 깊이 있는 토론의 자리라도 스스로 만들어서 풀어주면 어떨까요?

    고 노무현 대통령님이나 고 김대중 대통령은 이야기를 나누는걸 좋아하셨죠. 자리를 만드는데 핑계를 만들거나 이상한 조건 같은 건 의미없어 하셨습니다

    지금 제가 우리나라 정치권에게 요구하는 건 개헌에 대한 속내(다른 말로 속셈)입니다

    현재 문제인식도 궁금하고요

    대통령제가 문제라는 건지 그 사람이 문제라는 건지
    대통령제만 문제라고 보는지 아니면 내각제나 기타 통치제체에도 문제가 있다는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민주주의의 견제 기능이 마비된 것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국 이래 사법부의 독립성은 언제나 의문부호가 아니라 실제로 침해당했고, 문민정부에서 고리를 파악하고 참여정부에서 개혁을 강하게 시도했던 게 역사상 처음이었어요(절반의 성공, 혹은 절반의 실패라고 봅니다)

    사법부의 독립성으로 허울만 법치국가라는 오명을 이겨내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기득권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집행되는 게 법이라면 법치국가라는 걸 할 필요도 없잖아요 ^^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그런 한계점을 감추려는 기득권의 공세를 애써 외면하는 걸 도와줄 마음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네들의 바람이 내각제(행정부-의회권력)라면
    내각제를 견제할수 있는 사법부의 독립성은 물론이고 언론 개혁이 정말로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생력과 독립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현재 언론 능력으로는 훨씬 강력해질 행정부-의회 권력의 발 밑에서 할수 있는 게 없을꺼예요

    내각제의 한계를 벗어날려면
    그 전에 사법부 개혁과 언론 개혁을 성공시키는 게 어떨까 싶고
    이런 점에 대하여 많은 토론이 진행되어서 개헌의 방향부터 논의하면 좋겠네요

    그럴려면 자리를 마련해야 할테죠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지 아니면 능력이 없는지... 실행되지 않는다면
    그 수준은 100보 뒤로 가고 3보 앞으로 가는 걸 통치체제의 발전이라고 자위할꺼예요
    아마 그럴꺼예요 ㅜ _ㅠ

고룡의 무협소설 '절대쌍교'에 보면 악인곡의 악인 가운데 손인불이기(損人不利己)라는 인물이 나온다. 자기에게 이익이 없어도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손해글 끼쳐야 한다. 역대 무협소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별호였다. 농담삼아 내가 가장 바라는 인간상이라 말하기도 한다.


확실히 그런 사람이 많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가 아닌가보다 다른 사람에게 이익인가 아닌가에 더 예민하다. 자기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다른 사람이 이익을 보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요즘 한국사람 가운데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워낙에 단일민족으로 동질성을 강조하다 보니 남이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을 못참는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내가 이익이 되기보다 다른 누군가에게 손해로 돌아가야 한다. 그동안 제 1야당이 시끄러웠던 이유였다. 하늘에 두쪽이 나더라도 저놈들 잘되는 건 못보겠다. 그 인간들이 죄다 뛰쳐나가 만든 정당이 바로 국민의당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탄핵정국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당이 바로 국민의당이다. 박지원부터 전면에 나서서 고사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을 위해 퇴로를 열어주고 있었다. 개헌이슈를 던짐으로써 그들이 빠져나올 수 있는 명분까지 쥐어주고 있었다. 어째서? 만일 이대로 탄핵안이 통과되고 대통령이 물러나고 나면 당장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2012년 대선에서도 혹시라도 문재인이 당선될까봐 뒤에서 태업에 파업까지 일삼던 것이 바로 그 인간들이었다. 정권을 잡자는 정당이 정작 정권을 잡게 될까 두려워서 다른 당의 후보에게 줄서고 자기 당 후보에게 해가 될 행위들을 저지른다. 2002년 대선도 마찬가지였다. 차라리 대통령을 살려주더라도 문재인 대통령 되는 건 못봐주겠다.


문재인을 싫어하는 자기당 지지자들을 믿는다. 문재인을 싫어하도록 만든 호남의 지지자들을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 되는 것만 막으면 자기들 시대가 열린다. 최소한 지금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는다. 나빠지더라도 참는다. 그만큼 문재인을 싫다.


원래 문재인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모여 만든 정당이었다. 그 목적에 충실한 행동들을 하고 있다. 대통령을 살려주고 민주당을 꺾는다. 새누리당에 주도권을 쥐어주고 민주당을 망하게 한다.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목적이다. 아주 잘하고 있다.


국민이 바로 봐야 한다. 지지자들부터 제대로 그들을 감시해야 한다. 그동안 보았던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주장과 바람이 과연 진심이었다면. 반문이 아닌 대한민국의 개혁과 발전이다. 안철수의 바닥이 드러난다. 이미 오래전부터 알았던 바닥이었다.


제대로 손인불이기를 보여주고 있다. 절대쌍교에서 가장 나쁜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저 손인불이기다. 가장 악인다운 악인이었다. 국민을 핑계로 국민을 배반한다.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채 자기의 이익만을 챙긴다. 이익도 아니다. 남을 망하게 하는 게 전부다. 재미있다. 재미있는 인간들이다.

2차세계대전 말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들인 독일과 일본은 그래도 유리한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길을 찾아나서고 있었다. 때로 무모한 군사적 모험도 해보고, 안되면 외교적인 협상에도 나서보고. 그러나 연합국의 태도는 단호했다. 항복하려면 조건없이 항복하라.


1차세계대전과는 다르다. 그나마 1차세계대전은 어느 정도 타협의 여지가 있는 국가와 국가 사이의 조금 확대된 분쟁의 성격이 강했다. 그나마도 워낙에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컸던 탓에 전에없이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황제가 이로 인해 쫓겨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었다. 그에 반해 2차세계대전은 추축국의 일방적인 침략전쟁이었고 전쟁기간동안 저질러는 참혹한 범죄행위들로 인해 사실상 타협이 불가능한 악을 물리치기 위한 전쟁이라는 성격도 매우 강했다. 소련도 만만치 않게 막장이기는 했지만 독일과 일본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것도 자신들이 선택한 대가가 아닌 연합국이 정의한 대가다.


그냥 단순히 정치권 내부에서 서로 치고받는 정도의 이슈가 아니다. 그저 사법기관에 맡겨서 심판받고 끝날 그런 정도의 사안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이로 인해 분노하고 자괴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국민들에게 크나큰 굴욕과 상처를 안겨준 사건이다. 국기의 문란이며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적당히 자신들이 원하는 절차에 따라 모양새까지 갖추어 끝내기에는 그로 인해 크고작은 상처를 입고 피해를 입은 국민이 너무 많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저들이 원하는 대가가 아닌 국민이 원하는 대가다. 바로 탄핵이다.


확실히 이상한 인간들 죄다 나가고 나니 야당이 야당다워진다. 야당 이전에 제대로 정신이 든 정당으로 돌아간다. 대통령이 뭐라 말하든 국민의 명령은 대통령이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명예를 지키며 물러날 수 있도록 당장 하야하라 요구했지만 거부했으니 남은 것은 탄핵 밖에 없다. 대통령 스스로 국회에 모든 것을 일임했으니 대통령이 바로 물러나지 않는 이상 탄핵은 남아있는 유일한 절차일 수밖에 없다. 조건은 필요없다. 필요한 것은 자신이 저지른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서약, 무조건적인 복종과 투항이다. 


별 의미도 없는 소리 끝까지 듣고 앉았는 것도 고역이었다. 여전히 뭔 소리 하는지 모르게 단어만 나열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미 때는 지났다. 지금 바로 물러나던가, 아니면 끌어내리던가. 비박 일부가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그런다고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이미 싸움은 끝났고 응징은 시작되었다. 버티면 고통만 더 길어질 뿐이다.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고 있다. 아직도 남은 출구가 있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새누리당이 오판하면 오히려 야권은 좋다. 탄핵이 부결되면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까지 끝이다. 부디 그렇게 될 수 있기를. 승리의 마지막은 깃발꽂기다. 심판의 때가 멀지 않았다.

근대 이후 많은 나라들이 행정과 입법, 사법의 삼부를 나누고 각각 독립시켜 서로 견제토록 한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 책임과 권한이 커지면 그만큼 권력 역시 커지게 된다. 원래는 하나였던 국가기구를 그래서 여럿으로 나누어 권력을 분산하고 서로 견제캐 함으로써 만일의 부패와 타락을 방지토록 한다. 행정부가 잘못하면 입법부가 견제하고, 행정부와 입법부가 잘못하면 사법부가 그것을 제제한다. 사법부가 잘못된 길을 간다면 이번에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사실 이렇게까지 커질 일도 아니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야당에서도 최순실과 관련해서 단서를 확보하고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전에 이미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서 정윤회라는 이름까지 세상에 드러났고 그를 통해 청와대 내부의 문제를 철저히 파헤치고자 하는 시도들도 따라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어땠는가? 친박만 부역한 것이 아니다. 비박도 마찬가지로 대통령과 청와대의 진실을 가리는데 앞장서고 있었다. 지금 대통령을 앞장서서 비난하는 바로 그들이 대통령의 이름을 빌려 선거를 치르고 대통령의 측근임을 앞세워 인심을 얻으려 했었다. 누구 말마따나 몰랐다면 등신이고 알았다면 그냥 공범이다. 그런데 그런 국회의원들에게 다시 나라의 중대한 책임을 맡기자고 한다.


내각제란 한 마디로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행정부인 내각까지 책임지고 맡아야 한다는 제도다. 내각제 아래에서는 바로 그 국회의원들이 장관도 하고 지금의 총리와는 차원이 다른 막강한 권한을 가진 행정부의 수반까지 역임하게 된다. 개인의 역량따위 상관없다. 국민적인 인기 역시 전혀 상관없다. 얼마나 많은 소속의원들을 거느리고 있는가 하는 것이 행정부에서 그들의 지위를 결정하게 된다. 다시 말해 계파만 충분하다면 대통령의 충신 이정현도 총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김무성도, 박지원도, 유성엽도, 모두 총리를 넘볼 수 있다. 국민이 그들이 국가수반으로써 무엇을 하려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스스로 검증하고 걸러낼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 채로.


그러면 과연 그런 국회의원들을 대통령보다 더 믿을 수 있는가. 그래서 말한 것이다. 과연 지금의 상황에 여당 국회의원들은 전혀 아무 책임도 없는 것인가. 상황이 여기까지 오는데 그들은 전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던 것인가. 만일 그랬다면 어째서 야당과 언론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데 그들이 앞장서서 훼방을 놓고 있었던 것일까. 세월호와 관련한 대통령의 7시간 역시 여당 국회의원들의 전면적인 노력으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대통령과 관련해서 여당 국회의원들은 어디에 있었던 것인가. 그들이 지금 상황에 대통령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국민의당이 쓰레기라는 것이다. 안철수부터가 원래 그런 부류였다. 아마 그 지지자들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물타기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항상 말한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친박이나 친노나. 이놈이나 저놈이나. 그러므로 대통령이 미친 지랄을 하든 국회의원이 썩은 염병을 떨든 어차피 다 똑같은 것 아니겠는가. 제발 아니기를 바란다. 그들이 의도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내각제로 개헌하고 자기들도 한 몫 챙겨보자. 국민의 탄핵요구는 그를 위한 기회다. 나뭇가지에 가짜 꽃을 만들어 놓고 꽃이 피었다 좋아한다. 그런 것을 지지하는 국민이 있다면 그 국민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한심한 것이다. 이따위 소란들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민주당이 지금 아주 잘하고 있다 말하는 것이다. 국민이 명령한 탄핵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헌정사상 최악의 실정을 넘어 추태를 보이는 지금의 상황에 공범이라 할 수 있는 새누리당은 무언가를 요구할 자격이 없다. 그들 역시 오로지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아야 할 대상일 뿐 무언가를 요구할 주체가 될 수는 없다. 일단 이번 사태부터 해결하고 나서 개헌은 나중에 논의한다. 먼저 입법부가 책임을 다하고 자신들의 앞으로의 역할을 이야기한다. 당연한 것이다. 더할 말이 없다.

위나라의 방연이 조나라의 수도 한단을 포위하자 제나라의 장군 전기는 손빈의 제안을 받아들여 방연의 본국인 위나라를 공격한다. 본진인 위나라가 공격당할 위기에 놓이니 어쩔 수 없이 방연은 포위를 풀고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조나라를 구원하러 가면 위나라군대보다 더 먼 길을 더 늦게 이동해야 하니 위나라 군대가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제나라 군대를 요격할 수 있다. 하지만 위나라를 미리 포위하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위나라 군대가 뒤늦게 포위를 풀고 돌아와야 하니 미리 유리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위나라 군대를 섬멸할 수 있다. 원래 위위구조의 다음은 그래서 반객위주로 가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궁지에 몰렸다. 연이어 대통령 박근혜와 관련한 추문이 터져나오면서 여당이던 새누리당까지 함께 국민적 분노 앞에 알몸으로 노출되다시피 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도무지 출구가 없었다. 당장 야당에 협력해서 탄핵을 통과시켜고 그 책임을 벗어날 방법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래서 박지원이 퇴로를 열어준다. 개헌하자. 새누리당과 함께 손잡고 개헌하자. 개헌만 하면 모두에게 면죄부를 주겠다. 자기가 무슨 예수다. 면사첩을 만들어 뿌리던 선조다. 개헌이라는 명분을 쥐어준다. 탄핵이라는 이슈에 정면으로 대응하기보다 개헌이라는 민주당이 받아들이기 껄끄러운 이슈로써 역공을 펼친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현행헌법이고 지금의 헌법을 바꾸는 것이야 말로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개헌이라는 이슈를 선점하고 오히려 민주당을 압박한다. 만일 이대로 저들이 주장하는대로 개헌에 합의하게 된다면 주도권은 야당인 민주당이 아닌 새누리당에게로 넘어간다.


헌법이 잘못되었다. 헌법이 문제였다. 그래서 자신들이 심판의 주체가 되어 대상인 헌법과 대통령을 개헌과 탄핵으로써 심판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오히려 그것을 반대하고 거부하다가 뒤늦게서야 따라오고 있었다. 자신들이 승자이고 자신들이 전리품을 나누어가질 공신들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그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이대로 탄핵정국이 이어간다면 수혜자는 당연히 제 1야당인 민주당일 것이었다. 그래서 판을 뒤집는다. 개헌을 통해 민주당을 대상으로 객체로 바꿔 놓는다. 어느샌가 박근혜와 최순실마저 뒷전이다. 대놓고 말한다. 탄핵보다 개헌이 더 중요하다. 최순실보다 개헌이 더 중요하다는 김무성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자신들이 정국의 주도권을 가지겠다. 물론 헌법 역시 자기들 입맛대로 만들고 말 것이다.


그러자는 촛불이던가. 그러자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 추운 날 거리로 나선 것이던가. 하지만 상관없다. 투량환주, 서까래를 훔쳐서 대들보와 바꾼다. 국민의 여론을 훔쳐서 개헌정국으로 만든다. 머리는 좋은데, 그래서 내가 똑똑한 놈들 싫어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마저 자기들 머릿속에서 산수로 풀어 놓는다. 그리 정의와 진보를 말하던 한겨레와 경향의 논조를 보라. 탄핵만 할 수 있으면 개헌도 상관없다. 그들의 속내는 무엇인가.


과연 헌법의 문제인가. 그런데 헌법은 행정부를 견제할 3부의 하나로 입법부인 국회를 정의하고 있었다. 국회가 감시했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견제하고 비판했어야 했다. 그래서 여당의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야당에서 진실을 밝히려 했을 때 - 하긴 국민의당도 국감 증인선정에서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준 전력이 있었다. 헌법의 문제인가 그 헌법대로 하지 않은 사람의 문제인가.


넘어가는 놈들이 병신인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일부러 넘어가지 않고 어떤 비판과 비난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이라는 유력대선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당내 최대계파가 그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준다. 국민의 지지가 그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의 개헌주장을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이유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개헌을 하더라도 탄핵하고 나서다. 먼저 탄핵정국을 마무리짓고 개헌은 차근히 신중하게 접근해간다. 혹시나 개헌을 빌미로 탄핵을 늦추려는 것은 아닌가. 감시를 소홀히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웃기는 것들이다.

  1. Playing 2016.11.28 16:45 신고

    크~ 글 잘 봤습니다
    생각과 비슷하여 마음 깊은 곳이 울립니다
    저는 슬로우뉴스쪽 글에 풀어놓았는데 http-slownews.kr/60179

    민주주의의 3권이 모두 잘하지 못합니다
    행정부도 잘 못하고, 그걸 의회권력에서 확인을 못하였고,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밝히지 못하였고, 법원도 과연 법취지가 무엇인지 망각하였죠(자원외교나 선거개입 이슈 등등)

    대통령의 잘못은 맞는 말이지만
    대통령만 하야나 사임하고 끝나는 문제도 아니지요

    법대로 하라는 말이 우스운 건
    일단 책임을 지고 그런 다음에 이야기를 해야 하는거죠

    탄핵에 조건을 거는 사람들은 대통령과 다를바 없이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일단 책임을 지고 나서 이야기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대통령만 하야해야 하나요? 제대로 못한 의회권력도 하야해야죠
    대통령만 퇴진해야 하나요? 제대로 못한 사법권력도 퇴진해야죠

    대통령도 퇴진하고, 제대로 못한 의회권력도 퇴진하고 사법권력도 퇴진해야 합니다

    퇴진해야 하는 대통령에 무언가를 맡길수 없듯이 집권당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관련되어 있던 의원분들도 동일하고,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때 사태를 고의인지 능력이 없는 것인지 수사를 하지 못한 이들도 무언가를 맡을수 없는거죠

    저는 내려오실만큼 큰 잘못을 저지른 분들은 스스로 먼저 책임의식을 가지고 자숙을 하시던게 계속 나서겠다면 퇴진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그런 분들과 연대하자는 게 진심인 분들은 뻔하죠
    이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때 참여했던 분들 잘 계십니까? 그때도 허울좋은 조건을 걸고 말을 알아듣고 굴복하지않아서 한나라당과 함께 탄핵 진행했습니까?

    새누리당 내에서도 탄핵에 무언가 조건을 거는 건 대통령과 같이 가겠다고 하던데 야당 내 움직임은 과연 다를까요? 잘못한 사람을 약점 잡아서 뭘 하겠다는 게 현실정치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씁쓸합니다

    그렇게 뭐라고 하던 세력과 오랫동안 싸움을 벌여서 그런 것인지 안타깝지만 닮아가요. 권력만을 탐욕스럽게 추구하는 게 똑같습니다. 일단 정권을 잡던가 그게 안된다면 개헌으로 의회권력을 장악하여 권력의 한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게 아니라면 지금 국민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길거리에 나서는 상황에 무슨 조건을 걸고 있습니까

    정말 권력만 잡으면 나머지는 다 상관없는 겁니까?
    그러면 그렇게 욕하던 세력과 무엇이 다릅니까?

    저는 이런 사람들이 행정부 권력이든 의회 권력이든 사법부 권력이든 계속 잡고 있거나 더 챙기겠다고 하는 행동이 아니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이런 우려는 제 불찰이기를...

역시 아주 간단한 비유인데, 이를테면 영화 '아저씨'의 악역인 만석과 종석이 경찰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으면서 그렇게 하소연한다.


"사실 우리는 잘못 없어요. 다 세상이 그렇게 만든 거에요. 환경이 우리를 죄인으로 만든 것 뿐이에요. 그러니 먼저 이 사회를 바꿔야 해요."


물론 그런 주장을 실제 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사람이 악한 것이 아니라 단지 사람이 약한 것이다. 주위의 조건과 환경이 개인을 악에 물들도록 죄를 짓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전제는 일단 죄를 지었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고 나서 떠들든 하라는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을 죽였다.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납치하여 강제로 마약을 만들게 시키고 그러다 쓰러지면 장기를 적출해서 내다팔았었다. 그래서 주장하는 것처럼 자기들은 죄가 없다면 피해자들은 누구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장기까지 잃어야 했던 것인가. 이미 자신들이 저지른 죄가 있는데 그 죄를 면하고자 환경을 탓한다. 세상을 탓한다. 그러므로 자기들은 아무 죄도 없고 처벌받을 이유도 없다.


대통령이 문제인가 헌법이 문제인가. 대통령과 그 측근의 잘못인가 헌법이 잘못된 것인가. 그러면 대통령중심제에서 내각제로 바꾸면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할 책임이 있던 국회에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뜻인가. 그동안 여당인 새누리당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야당에서 최순실을 비롯 대통령과 그 주위에서 일어나는 부정과 비리에 대해 눈치채고 조사하려 나섰을 때 그것을 적극적으로 막아섰던 것은 누구인가. 그런데 이제와서 모두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책임이라며 자기들은 아무 책임없다고 개헌론을 주장하고 나선다.


그래서 의도가 불순하다는 것이다. 문재인이 아주 적확하게 지적했다. 면피용이다. 물타기용이다. 그러고서도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고서 여전히 심판의 주체로서 남기 위한 술책이다. 심판의 대상이다. 먼저 죄를 물어야 할 대상이다. 공범이다. 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 법에 책임을 떠넘기고 자기들만 자유로우려 한다. 박근혜만 제물로 바치면 자신들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기득권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옆에서 지원하는 국민의당이나 한겨레, 경향 등 야권 언론도 우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클래스다. 괜히 계급이란 말이 생겨난 것이 아니다. 좌와 우를 떠나 그들은 같은 클래스 위에 있다.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정치엘리트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그러므로 새누리당과도 책임을 다하려면 연대할 수 있어야 하며 그들에게도 지분을 나눠줘야만 한다. 그들을 용서하고 함께해야만 한다. 그것이 진정 국민의 뜻이던가.


인터뷰에서 '아저씨'의 악역 만석과 종석에게도 나름대로 아픈 사연이 감춰져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무슨 상관인가. 죽은 사람이 있다. 어쩌면 평생을 고통속에 살아야 할 사람들도 있다. 누가 무엇으로 그들을 용서할 것인가. 인권과는 별개의 것이다.


아무튼 머릿속에 먹물만 든 헛똑똑이들이 또 이 지랄들 하고 있다. 87년에도 김영삼 김대중을 양쪽에서 부추기던 먹물들이 있었다. 세상은 자기들 머리속에 들어있다. 정의도 진실도 진리도 모두 자기들이 결정한다.


다시 말한다. 새누리당은 어디까지나 공범이며 박근혜와 함께 심판받아야 하는 대상이다. 개헌의 주체가 아니라. 선후가 바뀌었다.

머리 좋은 놈들은 이래서 문제다. 모든 걸 공식만 적용하면 답이 나오는 산수문제로 여긴다. 자기 머리로 모든 걸 헤아릴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그러니까 비박의 협력만 얻으면 박근혜를 탄핵시킬 수 있다. 그런데 박근혜 혼자만 문제인가?


비박은 몰랐을 것이란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아마 그놈들 정도일 것이다. 정치인들이야 자기 계산이라지만 그래도 대학까지 나온 언론이라면서 한겨레, 경향 모두 그 말 그대로 믿고 비박도 탄핵연합국 소속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잘못은 오로지 박근혜와 그 측근들에게만 있다.


사실 비박 입장에서도 퇴로가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 자기당 대통령이랍시고 탄핵에 소극적이거나 아예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그대로 친박과 함께 휩쓸려 침몰할 뿐이다. 살기 위해서라도 얼른 청와대와 거리를 두고 국민의 편에서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 다만 전제가 붙는다. 전쟁에서 패한 패군으로서인가, 아니면 또다른 승자로서인가.


이를테면 2차세계대전 당시 전황이 추축국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을 알고 이탈리아가 무솔리니까지 실각시키고 연합국에 항복했을 때와 비슷하다 볼 수 있다. 아니면 전쟁 내내 독일과 한 편이 되어 싸웠던 핀란드가 추축국으로부터 떨어져나와 소련과 강화협상을 맺었을 때 소련이 핀란드로 하여금 독일에 적대적인 행동을 할 것을 강요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이탈리아는 명백한 전범국이었다. 그래도 이탈리아가 끝까지 독일의 편에서 싸워서는 곤란하기에 항복을 받아들이고 더이상의 책임은 묻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탈리아에 연합국과 동등한 승자의 지위까지 허락하지는 않았었다. 핀란드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쫓겨가는 독일군의 뒤를 원수이던 소련군과 함께 공격해야만 했다. 그것이 패자에게 허락된 항복의 방법이다.


비박이라고 전혀 상관없는 남이 아니다. 여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박근혜 정부 내내 많은 것들을 받았고 누렸던 당사자들이었다. 그래서 비박까지 포함해서 박근혜의 여러 실정을 감싸며 오히려 국민과 야당에 맞서고 있었던 것 아닌가 말이다. 지난 4년을 돌아보라.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에서 비박이 끝내 누구의 편에 섰었는지. 최순실과 관련해서도 증인출석을 거부하며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몰고가는데 한 몫 거들고 있었다. 그래도 정히 자신들이 친박과 별개라 주장하고 싶다면 먼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먼저 친박을 치고 박근혜의 목을 베어 와서 우리는 저들과 전혀 다른 입장이었다.


그래도 승자의 지위를 허락할 수는 없다. 심판의 주체로써 자리와 자격을 허락해서는 안된다. 여전히 그들은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심판의 대상일 뿐이었다. 단지 심판의 대상으로써 죄를 면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보였으므로 정상참작은 하겠다. 그런데 어떤가. 아예 박근혜를 희생제물삼아 개헌이니 제 3지대네 거론하며 자신들이 오히려 승자가 되려 한다. 심판의 주체가 되려 한다. 여전히 주류로써 자리를 지키려 한다. 그것을 열심히 옆에서 부추기고 도와주고 있는 것이 바로 국민의당과 한겨레, 경향이다.


탄핵에 성공하려면 비박을 자극해서는 안된다. 박근혜를 물려나게 하려면 비박과 협력해야 한다. 어떤 지위에서 어떤 역할로써 그 과정을 함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된다. 저들도 이미 공범이다. 죄를 면하고 싶다면 말한 것처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런데 행동으로 보이기 전에 먼저 대가부터 요구한다. 그것을 용인한다. 누가 죄인이고 누가 심판자인가.


여전히 기승전노무현이다. 여전히 기승전문재인이다. 여전히 기승전민주당이다. 한겨레와 경향의 민주당에 대한 비토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한겨레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친노이고, 경향이 박근혜보다 더 경멸하는 것이 문재인이다. 차라리 이들에게 정권을 넘겨주느니 개헌을 통해 비박들과 국민의당이 권력을 나누는 것이 자신들에게 이상적이다. 그렇게 해방이 되고 친일파들이 현실의 논리를 앞세워 독립운동가를 탄압하는데 앞장서고 있었다.


선후를 봐야 한다. 무엇이 더 우선인가를 살펴야 한다. 너무 똑똑해서다. 개인은 단지 숫자 1이다. 그러나 그것은 저 높은 곳에서 굽어보며 살필 때나 가능한 것이다. 저들이 승자가 된다. 저들이 심판의 주체가 된다. 그 다음은 무엇일까.


민주당이 끊임없이 비박을 자극하며 저들의 전면투항을 요구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누가 죄인인가. 누구에게 죄가 있는가. 심판의 대상인가 아니면 주체인가. 저들은 단지 심판의 대상일 뿐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 여기는가. 저들이 심판의 주체가 되어 민주당과 어깨를 나란히하면 그제서야 공정하다 공평하다 여길 것인가 말이다. 그것이 그들이 말하는 정의인 것인가.


상당히 우호적인 입장에서 진보언론들을 대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충분히 이해하려 했고 편들어주려 했었다.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이다. 한계를 느낀다. 저놈들은 그저 새누리당 권력의 연장을 돕는 부역자에 지나지 않는다. 부역자라는 말에 발끈하는 이유다. 어이가 없다.

사실 길게 쓸 것도 없다. '자본론'에서 마르크스가 정의한 바 있었다. 사회상부구조는 사회하부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하부구조가 바로 경제다. 생산양식에 의해 그 시대의 제도, 문화, 종교, 사상, 이념, 체제 등 모든 것이 결정된다. 원래 정치라는 것은 분배를 위한 기구였다.


다른 많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겠지만 한반도의 생산양식은 근대 이전까지 농업이었다. 소유한 토지와 노동력에 비례하여 사회적, 정치적 힘을 가지는 구조였다. 그리고 그 토지와 노동력의 소유자는 역사상 거의 교체되지 않았다.


아니, 교체된 적이 있었다. 조선을 건국한 신진사대부는 대개 두 부류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나는 대토지를 소유한 권문세족의 후예였으며, 다른 하나는 중소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향리출신들이었다. 전자를 대표하는 이들이 이색, 조준, 권근, 후자를 대표하는 이들이 정도전, 정몽주다. 원래는 정도전이나 정몽주 같은 향리 출신들이 당당한 문벌귀족의 자제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 자체가 당시로서는 파격이라 할 수 있었다. 하물며 이들의 관직이 때로는 문벌귀족 출신의 사대부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었다. 그를 위해 정도전을 비롯한 급진파 사대부들은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하려 한 것이었다.


고려의 토지제도를 개혁하고자 했던 정도전의 시도는 바로 그같은 지방의 중소지주인 향리출신의 사대부들의 바람이기도 했다. 이미 강산을 경계로 할 만큼 비대할대로 비대해진 권문세족의 장원들을 혁파하여 그 토지를 다시 합리적으로 재분배해야만 한다. 그렇게 되었다. 그리고 조선후기 다시 대토지를 소유한 소수 양반들에 대해 중소규모의 지주인 지방의 양반들이 반발하며 사회의 동요가 일어나고 있었다. 서학에 흥미를 가지거나 동학혁명 당시 혁명군에 동조했던 향반이나 잔반들이 바로 그런 경우들이었다. 근본적인 변화까지는 무리지만 그래도 작게나마 사회가 바뀌는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아무튼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역시 이민족의 침입으로 아예 토지소유 자체가 붕괴되지 않았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도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전통적으로 대토지를 소유한 소수 신사층들이 향촌사회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들이 곧 사대부였고, 관리였으며 명청시대의 지배신분들이었다. 영국의 젠트리나 독일의 융커들 또한 대토지를 소유한 귀족들 틈바구니에서 성장한 중소지주들이었다. 젠트리와 융커를 대신할 부르주아는 산업혁명 이후에나 등장하게 된다.


누구나 기술과 능력과 노력만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 돈만 있다면 더 높은 사회적 지위도 손에 넣을 수 있다. 돈이 곧 신분이며 지위였다. 그나마 초기자본주의는 얼마간 초기투자가 필요했지만 현대로 넘어오면서 단지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정보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출신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이고 운이고 노력이다. 사회는 역동적으로 요동친다.


당장 이웃나라인 중국만 하더라도 신흥부자가 거의 상당하다. 일본 역시 매년 새롭게 자기의 운과 능력만으로 돈을 번 젊은 부호들이 탄생한다. 마치 기업이 토지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토지처럼 정해진 기업들만이 생산을 담당하며 그 기업을 소유한 경영자들이 그를 독점하여 자신들의 신분과 지위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신흥부자가 나타나지 않은지가 오래다. it쪽에서도 더이상 눈에 띌만한 성공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강요한다.


이른바 보수가 주장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레토릭의 실체다. 그래서 그들은 보수인 것이다. 경제구조마저 안정시킨다. 변화를 억제한다. 그 결과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변화해야 할 기업들이 가만히 앉아서 썩어가고 있다. 자본주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을 중심으로 한 봉건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기업의 경영자들은 봉건영주들이다.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경제구조가 변화하면 사회구조 역시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 변화를 강제로 억누르려 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일어난다. 조선후기가 그랬다. 새롭게 등장하는 중소지주들을 권력자들이 철저히 억압하고 착취하고 있었다. 시대는 정체되었고 안에서 무너져가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더 많은 토지와, 그리고 생산기술의 발달에 따른 그보다 더 적은 토지와, 그리고 나중에는 토지에 기대지 않는 자본과 지식과 정보의 시대가 열린다. 역사의 흐름속에 먼 동쪽의 변방에서는 혼자서만 거스르고 있지는 않았을까. 오랜 뒤 느끼는 교훈 같은 것이다. 그러다 망했다. 조선은. 그리고 고려는.

이를테면 축구의 경우만 하더라도 경기 내내 선수들 사이에 끊임없이 반칙이 저질러진다. 농구경기에서도 심판의 눈을 피해 저지르는 지능적인 반칙은 경기의 일부이며 선수의 실력으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반칙을 당했다고 원망부터 한다면 수도없이 팀과 선수를 바꾸는 프로무대에서 견뎌낼 수 없다. 어제 멱살잡고 싸우던 상대와 오늘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어야 한다.


삼국지에서도 그래서 손책과 조조는 각각 자신을 죽이려 했던 태사자와 가후를 용서하고 중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유요의 신하라면 마땅히 유요를 멸망시키려는 손책 자신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죽여야 한다. 장수의 군사된 자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조조 자신을 도모하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항복했고 적대관계가 사라졌으니 지금부터는 자신을 위해 그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면 된다.


선거란 원래 전쟁의 대신이었다. 열 개의 부족이 있다. 모여서 한 가지 사안에 대해 회의를 한다. 여섯이 하나를 선택했고 넷이 다른 하나를 선택했다. 만일 다수의 선택에 대해 소수가 따르지 않고 반발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실제 소수가 결과를 바꿔보겠다고 실력행사에 나선다면 여섯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괜한 모험을 하기보다 다수가 대세인 것을 인정하면서 다음을 기약한다. 


일단 어느 하나가 선택되면 나머지는 가치를 잃게 된다. 한 사람이 선출되고 나면 나머지 후보자는 의미를 잃게 된다. 그나마 문재인이 지금 정도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그가 제 1야당의 실세이고 당선이 유력시되는 대선후보이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나고 한동안 문재인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칩거해야 했고 이후로도 정치적으로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그에 비하면 선거에서 승리한 대통령은 어떠한가.


그래서 이기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다. 온갖 상대의 약점을 파헤치고 약한곳을 후벼 흔들려 한다. 어느 정도의 마타도어는 선거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정한 룰을 벗어난 부정한 수단이 아닌 룰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격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간주한다. 조금 더 독하게. 조금 더 비열하게. 조금 더 악랄하게. 그러나 결국 승부가 끝나고 나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승복해야 한다.


2008년의 대선에서 힐러리와 오바마 역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서로를 공격하여 그 지지를 깎으려 했었다. 샌더스와 힐러리의 선거전도 무척 치열했었다. 그래서 경선이 끝나고 그 일로 앙심을 품고 보복하려는 이들이 있었는가. 심지어 트럼프마저 극한의 언어를 사용하며 공방을 주고받았던 힐러리에게 별다른 감정이 남아있지 않은 듯하다. 힐러리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이 바로 선거라는 것이다.


초한지에서도 항우가 패망하자 유비는 항우의 신하들을 어지간하면 거의 자신의 신하로 받아들였다. 항우의 최측근이던 계포마저 이때 유방의 신하가 되었다. 싸우는 동안에는 적이지만 일단 싸움이 끝내고 승패가 정해졌다면 승복해오는 상대를 받아들이는 것도 승자의 아량이다. 승자에게 기꺼이 승복할 수 있는 것도 패자의 도량이다. 그러려고 싸우는 것이다. 그래서 초한의 쟁패는 중국의 내전이었다. 한 쪽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전쟁이 아니었다.


이재명이 조금 과하게 문재인을 공격한다. 그래서 문재인의 지지자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그러나 그조차 결국 선거의 일부다. 일부러 상대를 도발하여 화나게 하고 그 빈틈을 노리는 것도 역시 싸움의 기술 가운데 하나다. 지려고 경선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 이기려고 경선에 나가는 것이다. 이기는 것은 단 한 사람 뿐이다.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그리고 승부가 나면 그 결과를 철저히 인정하고 따른다.


평화로운 전쟁이란 없다. 그저 바르기만 한 싸움이란 것도 없다. 선거란 원래 비열한 것이다. 비겁하고 야비한 것이다. 더 독하고 더 교활하고 더 악랄한 후보가 이기는 것이 당연할 지 모르는 투쟁의 전장이다. 그래서 크게 저촉되는 것도 없는데 수단이 나쁘다고 무어라 하겠는가. 하지만 그것을 공격하는 것도 한 편으로 기술이니 뭐라 하지는 못하겠다. 결과만 잘 받아들이면 그 뿐. 뭔 말이냐? 그냥 그게 정치라는 것이다.

간단히 집주인이다. 그런데 자기집을 남에게 세를 주었다. 어차피 다른 사람이 사는 집이고 세도 꼬박꼬박 받고 있으니 아예 그 집에 대해 신경을 끌까? 그래서 주인이라는 것이다. 세입자는 언젠가 나갈 사람이지만 집주인은 집이 팔리기까지 그 집을 소유할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자는 국민이다. 주권자로서 국민이 소수의 정치인에게 자신이 가진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고 국정을 맡겼다. 그렇다고 무슨 짓을 하든 아예 관심도 가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주권자라 부를 수 있을까? 권력자는 언젠가 권좌에서 내려오지만 국민은 국가가 존재하는 한 영원하다.


국민이 정치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며 살던 시대는 의외로 꽤 오래고 수도 없이 많았다. 이미 중국의 전설시대인 요임금의 치세에 임금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며 노래하던 농민이 있었다. 나랏님이야 방귀를 뀌든 설사를 하든 어차피 상관없이 자기 일이나 하며 꼬박꼬박 세금을 내던 농민들이 있었다. 정확히는 그런 것을 허락받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나라의 주권자는 군주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른바 한국 보수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다못해 조선시대에도 백성들이 들고일어나면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살피도록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바른 정치였었다. 그래서 때로 지역의 유지인 양반들이 백성들을 규합하여 조정에 불만을 전하고는 했었다. 백성들이 조정에 불만을 표한다고 그저 군사를 보내 힘으로 제압하는 것은 고종같은 인간들이나 하던 짓이다. 역사상 민란이라 불리던 사건들 가운데 상당수가 그런 과정을 거쳤었다. 백성이 나라의 주권자는 아니지만 군주에게는 주권자로서 나라의 구성원인 백성들을 보살필 책임이 있었다.


대통령이 뭔 짓을 하던 국민은 나서서 무어라 말해서는 안된다. 하야하라마라 요구해서는 안된다. 정치에 관심을 끊고 자기 일이나 열심히 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보수인 것이다. 한국보수는 정치무관심자들이다. 권력이 썩어나든 뭐하든 그들은 자기 이익만을 챙긴다.


여전히 반복이다.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열심히 자기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신의 삶을 위해서다. 자신의 행복과 가치를 위해서다. 주권자 이전에 이미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이다. 무엇이 자신의 삶이고, 행복이고 가치인가. 자기가 썩었다고 남까지 썩으라 말해서는 안된다. 같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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