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여성의 경우만은 아니다. 처음 인간이 자신보다 열등한 다른 존재를 만났을 때 가지는 감정은 무시다. 굳이 의식할 필요가 없다. 일부러 차별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약자이고 열등한 존재이기에 가만 내버려두어도 알아서 자기 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특히 고대사회에서 여성들에 대한 차별을 굳이 제도화하지 않음으로써 얼핏 여성의 지위와 권리가 상대적으로 인정받은 듯 여겨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냥 무시한 것이다. 차별조차 할 필요 없이.


그러다가 조금씩 여성의 존재를 의식하고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 대해 정의하기 시작한다. 여성들에게도 남성들처럼 반드시 따라야 하는 사회의 규범과 기준이 있다. 남성들에게도 엄격한 사회적 규범이 관습적 제도적으로 강제되듯 여성 또한 그래야만 한다. 다만 여성과 남성이 같을 수 없으므로 여성은 여성의 규범을 따르면 된다. 다만 그 규범은 바로 얼마전까지 일방적으로 무시당해 온 사회적 관습과도 관게가 있다.


그렇데 차별받다가 조금씩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사회활동 역시 많아지만셔 어느새 남성을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까지 이르게 되면 이번에는 여성에 대한 혐오가 나타나게 된다. 더이상 무시할 수 없다.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규준을 강제할 수도 없다. 이미 여성은 남성인 자신들의 손을 떠났다. 그러나 인정하고 싶지 않다. 저들이 자신과 다른 것은 저들이 정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저들은 틀렸다. 부정한 것에 대한 당연한 거부다.


참고로 중세유럽의 기사도나 그로부터 유래한 신사의 여성에 대한 배려는 이 가운데 가장 위에 있는 무시에 해당하는 것이다. 어차피 자신보다 열등하다. 자신의 배려와 도움이 없이는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다. 조금 양보하고 손해보더라도 자신을 위협할 수 없다. 경쟁자가 아니다. 대등한 동반자도 아니다. 그 경계에 있다. 인간으로 여기는가 아닌가. 차라리 혐오가 나을 수 있다. 최소한 같은 인간일 수는 있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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