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반사회투쟁을 테러리즘을 동반한다. 당연하다. 기존의 권위와 질서를 부정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차피 말로 해서는 들어주지 않을 것을 알고 행동으로서 자신들의 요구를 쟁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자신들의 주장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폭력이고 파괴이고 궁극적으로 공포다. 테러리즘이다.


문제는 이 테러리즘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자기 희생을 전제한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길거리에 나가 돌맹이를 던지고 화염병을 던지는 행위조차 자신을 노출시켜 사법처리를 당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테러리즘이란 결국 장난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강하게 자기주장은 하는데 정작 사회에 위협은 되지 못한다. 그래서 더 강하게 자기주장을 하려다 보니 방향이 어긋나게 된다. 테러리즘이란 상대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해야 하는데 공포보다 오히려 혐오감만 느끼고 만다.


이를테면 비행기를 납치해서 승객들을 인질로 잡으면 사람들은 분노와 함께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정도로 과격하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이다. 그들의 그같은 행위가 자칫 자신의 일상에까지 위해를 끼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린아이를 납치해서 단지 위협하는 동영상을 내보낸다면 그때는 전혀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자신들의 주장과 요구를 위해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고 각오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더 약자인 어린아이를 비열하게 인질로 잡고 있다. 본능적인 경멸과 혐오의 감정이 뒤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고작 성체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왜 이리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가 이해할 수 없다. 성체란 것은 가톨릭 안에서나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나는 당연히 가톨릭도 아니고 따라서 성체의 의미에 대해서도 그다지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한다. 분노하지도 못한다. 다만 자신들의 사회에 대한 불만을 교회도 성당도 아닌 고작 성체에 분풀이하고 있다는 것이 한심한 것이다. 차라리 교회에 불지르고 성직자를 폭행했다면 그들의 분노가 이만큼 크구나 느끼기라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뭐라? 고양이를 어쩌겠다? 고양이에게 무슨 그리 큰 잘못이 있어서?


대통령 욕도 할 수 있다. 뒈지라 뛰어내리라 얼마든지 욕할 수 있다. 그런 게 시위다. 자기들이 불만이 있고 잘못하고 있다 생각하면 쌍욕도 마음껏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대통령이 마음에 안들어 욕했다 솔직하게 당당하게 밝히면 되는 것이지 이리저리 말을 돌리며 오해네 왜곡이나 떼를 쓰기 시작한다. 솔직하게 드러내지도 못할 욕은 왜 하는 것인가. 인정도 하지 못할 욕을 무엇하러 하는 것인가. 그러면 사과라도 제대로 하던가.


저들의 시위에 대해 옹호하는 지식인이나 언론인, 정치인들은 지금 전혀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부처 관계자들이야 그럼에도 시민이 거리로 나와 시위도 하고 다양한 경로로 요구도 전하고 있으니 귀를 기울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고 대중의 동의를 얻을 수 없는, 오히려 반감과 혐오감만 키울 뿐인 시위방식에 대해서는 경고를 해야 한다. 전에도 쓴 것처럼 차라리 전쟁을 하던가. 아예 죽자고 덤벼서 양보할 수밖에 없도록 사회를, 기득권을 압박하던가. 오히려 대중이 혐오할만한 방식으로 반감만 키우는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학생운동이 어떻게 몰락했는가. 일본에서는 아사마 산장 사건이, 그리고 한국에서는 한총련 사태가 결정적으로 학생운동을 대중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모든 투쟁은 자폐로 끝날 뿐이다. 그저 자위로 그칠 뿐이다. 이후 한국의 학생운동은 한 번도 사회를 위협할 정도의 힘을 보인 적이 없었다. 소수 지식인이 아니다. 정치인이 아니다. 언론도 아니다. 그래서 더 비겁하다 하는 것이다. 대중을 설득하기보다 이미 기득권을 가진 소수의 자신들에 우호적인 인사들에 기대 마음껏 과격한 말과 행동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야말로 기생하는 투쟁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최근 일련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 비웃고 있는 중이다. 최소한 예전 실패한 학생운동도 저런 식으로는 투쟁하지 않았었다. 여성주의자들이 비난하는 이슬람원리주의자들도 저렇게 비겁하게 싸우지는 않았었다. 그리 당당하다면서? 그리 정의롭다면서? 그리 절박함을 주장하면서도. 차라리 당당하라. 당당한 테러리스트가 되라. 아니면 세상에 맞추라. 지혜도 용기도 없는 정의는 그냥 맹목이다. 그냥 병신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