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 대략 나누면 두 가지 서로 다른 입장이 존재하는 듯하다. 북한이 핵개발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쪽과 북학의 핵개발이 대한민국에 심각한 안보위협이 되고 있다는 쪽이다. 당연히 전자는 이대로 북한의 핵개발을 방치해도 상관없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결국 조기에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군사행동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절박함까지 느끼고 있을 것이다.


바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유의미한 제안을 내놓을 수 있는 통일전선부 부장 김영철의 방남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의 차이이기도 하다. 아직도 가리고 따지고 할 여유가 있다. 누가 와서 대화하고 협상하는가 고를 여유가 있다. 그러니까 올림픽이 끝나고 다시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면서 그나마 풀려가던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다시 멀리 돌아가게 되더라도 사람을 고르느라 지금의 기회까지도 흘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김영철이 누구이든 실질적인 협상을 할 수 있다면 불러들여서 어떻게든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고 실마리를 잡아야 한다. 그러니까 외교란 선악도 호오도 아닌 필요와 의지라는 것이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가 똥만도 못한 새끼들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럼에도 당면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니 그들과도 대화도 하고 협상도 해야 하는 것과 같다.


몇 번이나 강조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국경을 맞대고 함께 공존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에 있어 절대 있어서 안되는 일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밖의 다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안보의 위협은 배제해야 한다. 다소간의 피해가 있더라도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보다 더 피해가 크지는 않다. 그만한 위협이다. 북한의 핵개발이란. 그래서 그동안도 그리 북한의 핵실험으로 온 나라가, 심지어 전세계가 난리를 피웠던 것 아니던가. 그런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대상이 누구이든 무슨 상관이란 것인가. 소수의 반발에도 굳이 겨우 찾아온 지금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단호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참 한가하다. 김영철이 누구인가 무엇이 그리 중요하던가. 아마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쟁은 나지 않는다. 당장 자신들에 위협이 될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선제타격이 기정사실처럼 공공연히 이야기되고 있었다. 설마 보수정당과 정치인들조차도 그런 상황까지는 이야기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착각한다. 아무일없이 북한핵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이들이야 말로 종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을 어떻게 믿고? 아니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황을 방치하려는 것도 아니면서.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든 여당이든. 오히려 진보적이라는 정부와 여당, 범여권에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보수정당과 정치인, 시민단체들은 그에 대해 그다지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지지 않는 것 같다. 이러거나 말거나. 누군가에게는 사람을 따지고 고를 여유가 있고 누군가에게는 그럴 여유조차 없이 마음이 급하고. 차이가 그렇게 드러난다. 한 편으로 재미있다. 그럴 여유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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