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장관씩이나 되는 사람을 굳이 애써 변호해 줄 필요가 없다 말했던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말로써 자신을 변호해야 한다. 하지만 일정 이상의 위치에 오르면 그때는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말했지 않은가. 솔직하게 사실을 밝히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대책들을 내놓으라. 그래서 그렇게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권인숙이다. 지나가듯 기사를 읽으며 설마 했었다. 그 권인숙 맞다. 와아! 박상기 이 아저씨 진짜 할 때는 하는구나.


바로 이런 대책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실질적인 효과 만큼이나 정부의 의지를 알리는 상징성 역시 탁월하다. 그야말로 상징적인 인물이다. 여성성폭력 문제에 있어 이보다 더 적절한 인선은 없다. 그런데 굳이 김재련이 어떻네 서지현 검사의 본심이 어떻네 엉뚱한 곳에서 변죽을 울릴 필요가 없다. 실수를 했어도 얼마든지 행동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 장관이고, 그리고 대통령인 때문이다.


새삼 소름이 돋는다. 어째서 문재인이 박상기를 법무부장관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앉혔던 것일까. 개인적으로 박상기라는 인물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조치만으로도 그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게 된다. 할 때는 한다. 그것도 아주 잘한다.


권인숙이라면 믿을 수 있다. 아니 믿어야 한다. 그 시대를 살았던 모두의 공통된 감정일 것이다. 기우였던 것이다. 정부도 박상기 장관도 그렇게 약하지도 무능하지도 않다. 헛짓이었다. 박상기 장관에 대한 비판조차. 우스워진다. 좋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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