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보니 또 박형준이 헛소리한다. 하긴 박형준만이 아니다. 조중동, 한경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그리고 국민의당까지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이 되어서는 안된다. 법과 제도의 개혁이어야지 개인에 대한 처벌로 끝나서는 안된다. 그런데 법과 제도를 바로 고치려 해도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알아야 그에 대한 대안도 고민할 수 있는 것 아니던가.


더구나 문제가 그렇게 과거 정부에서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가를 알았을 때 이미 있는 현행법을 어긴 행위에 대해서까지 없었던 일로 덮고 넘어가야 할 것인가? 차라리 과거 어떤 문제가 있었고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고쳐야 하는가 먼저 자수해서 알린 경우라면 참작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고발자로써 그가 고백한 내용들을 다시는 그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바로잡는데 참고함으로써 그 기여를 인정한다. 원래 형사범들도 먼저 자수할 경우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정상을 참작해주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끝까지 사실을 감추고 왜곡하려다가 수사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들통난 경우에도 선처해야만 하는 것인가.


'썰전'에서도 유시민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박근혜는 물론 이명박에 대해서도 먼저 사실을 인정하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라. 그리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법과 제도를 개혁하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라. 그러면 국민이 그래도 전직대통령이기에 선처를 요구할 수 있다.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로써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부정하지 않았는가. 끝까지 부정하며 버티다가 끝내 특검의 수사 결과 사실들이 밝혀지고 탄핵까지 당하지 않았는가. 이명박도 박근혜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자수하고 광복을 찾으라. 끝까지 버티다가 병사들에 잡혀 끌려나온 적의 군주는 동정의 대상조차 아니었다. 백성과 병사들의 목숨을 아끼려 스스로 죄인이 되어 항복했을 때 최소한의 명예와 지위나마 지켜질 수 있었다.


아무튼 웃긴 것이다. 그렇게 법과 제도를 바로 고치려면 먼저 자기들이 사실을 털어놓고 이런 식으로 법과 제도를 고치자며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던가. 실제 과거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것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법과 제도를 바로 고쳐야 한다고 당사자로써 자신들이 경험했고 또 알고 있는 바를 적극적으로 법과 제도의 개혁을 위한 수단으로써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런 말들을 해도 해야 한다. 그냥 있는 사실도 묻고, 밝혀진 진실마저 감춘 채 법과 제도막 막연히 고치면 과거의 잘못들이 바로잡혀 지는가. 최소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 자체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정도는 필요하다. 선하게 바뀌는 것에 앞서는 것이 과거를 바꾸는 것임(改過遷善)을 알아야 한다.


하여튼 누가 MB의 측근 아니랄까봐 얼굴에 철판 정도가 아니라 열화우라늄을 겹겹이 깔아 놨다. 그래서 얼굴 무거워 들고나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부가 문제다. 전체 가운데 아주 일부가 문제일 뿐이다. 그 일부조차 군이, 그리고 정보기관이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들이었다. 유시민이 잘 지적했다. 그렇게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정당한 행위였다면 어째서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감추고 익명으로 댓글을 달고 있었던 것인가. 국가기관의 모든 행위는 공식적인 절차와 경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원칙에 의거해서 철저히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유는 당연히 국가란 특정한 개인의 소유가 아닌 모두의 공동체인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채 특정한 목적을 위해 자신의 정체와 신분마저 감추고 국가의 권력을 사용하려 한다. 그냥 댓글 몇 개 단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들어간 모든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런데도 의도가 선하니 그런 부분들마저 봐주고 넘어가야 한다. 그러니 MB정부에서 정무수석까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요즘은 아예 박형준 저 인간이 나와서 어떤 궤변으로 이런 명백한 사안들에 대해서마저 물타기를 하려 할 지 그것 하나 기대하며 보는 중이다. 굳이 다른 언론의 보도나 정치인의 발언을 찾아 볼 필요조차 없다. 거르고 거른 쥐어짜고 쥐어짠 논리가 많이 배운 지식인의 언어로 흘러나온다. 똥을 거름으로 쓰면 기생충이 들끓게 마련이다. 똑똑한 놈들이 원래 더 문제다. 혐오스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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