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 돈이 없다.


"엄마 내줘!"


정상인가?


물론 간단하고 쉽고 빠르다. 그냥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해서 세금을 대신 내준다. 그런데 자기 세금 아닌가. 더구나 자기가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 매겨진 세금이다. 원칙적으로 자기가 해결하는 것이 옳다. 그러면 어떻게?


여기서 핵심은 과연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빌려주고 얼마나 성실하게 변제받았는가 하는 것일 게다. 어차피 나중에 부모 죽고 자식에게 상속되면 따로 상속세 내게 되어 있다. 사실상 자식에게 돌아간 돈이 없는데 편법증여를 말하는 것도 부당하다. 부모가 빌려준 만큼 이자까지 포함해서 꼬박꼬박 받아서 챙겼다. 그러면 그냥 부모자식간에 금전거래다. 그것을 문제삼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조부모가 자식이 아닌 손주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것도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법적으로 세대를 건너뛰어 증여한 탓에 세금이 더 나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야 할 세금을 부모가 대신 내주는 것이 아니라 빌려주는 것으로 처리했다. 자식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것은 너의 재산이고 네가 독립적으로 주체가 되어 관리해야 할 너의 소유다. 부모는 그 증여에 대해 아무것도 돕거나 관여할 수 없다. 은행보다 더 많은 이자를 받았다 한다. 어차피 은행과는 대출 자체가 되지 않을 테니까.


처음에는 홍종학 전의원에게 뭔 문제가 있는가 싶었다가 사실을 알고 과거 강호동의 세금 과다계상 파문이나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정작 부모가 딸에게 이자와 원금을 제대로 받았는가 여부를 밝혀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것을 문제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비판이라면 동의한다. 그것도 아니고 그저 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 저들의 상식과 나의 상식이 다른 것인지.


이미 있는 재산을 그냥 내다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그 재산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있는 법대로 처리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자식은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다. 재산권행사에서 독립된 주체다. 언론들도 병신이다. 세상엔 병신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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