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기간에도 끊임없이 말해왔었다. 저놈들도 원래 같은 놈들이라고. 같은 부류들이라고. 새로운 보수란 단지 눈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 친박이 아닌 친이이고 비박이므로 지난 새누리당 정권에서의 국정농단과 그들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여당 안의 야당으로서 주류인 친박에 핍박받던 처지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탄핵까지 주도해서 동참했던 만큼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대해 더이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어떤가? 정부의 이번 검찰인사는 철저히 검찰내 이른바 우병우라인을 타겟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전정부에서 민정수석이었던 우병우에 편승하여 그 손발노릇을 하며 인사에 이익을 누려왔던 이들을 정리한 것이었다. 하지만 마치 옆구리라도 찔린 양 질색하며 반박하고 나서고 있었다. 어째서 바른정당이 다른 사람도 아닌 우병우 라인의 인사에 이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박근혜와는 별개라면서?


가만 보면 인사는 물론 각종 정책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행보에 전혀 아무런 차별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 바른정당도 반대한다. 자유한국당이 찬성하면 바른정당도 찬성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결과에 따라 결국 바른정당은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현안에 대한 차이라도 있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같은데 굳이 두 개의 당으로 나뉘어 있을 이유가 무엇인가.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하나라도 더 손을 잡고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냥 얼치기들이 유승민의 눈물쇼에 제대로 속아넘어간 결과라 할 수 있다. 유승민이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의 경제정책을 주장했던 것이라면 최소한 일정부분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과연 어땠는가? 따뜻한 경제 뒤에 완고한 안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완고한 안보를 위해 따뜻한 경제를 수식어로 붙인 것이다. 아니었다면 어떻게 지난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지금껏 참아올 수 있었을까? 그저 헛똑똑이들이 말잘하는 거 좋아하다가 말잘하는 유승민에 속아넘어갔다 여기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솔직히 기분이 아주 좋다. 바른정당이 진짜 자유한국당과 차별화된 새로운 보수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곤란할 뻔했거든. 오히려 보수라는 측면에서 바른한국당이 민주당의 지지층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었다. 국민의당은 이념이고 뭐고 그냥 안철수와 호남이 전부인 정당이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영남이라는 지역기반을 모두 가져가면서 수도권과 보수라는 이념적 정체성만 남겨두게 되었다. 다수 젊은 유권자들이 바른정당에 호감을 보였던 이유였다. 그러나 결국 그 모든 것은 단지 듣기 좋은 거짓말일 뿐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그냥 원래 같은 정당임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잘하고 있다. 괜히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당에 실망하고 바른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무당층이 되거나 민주당으로 돌아선다. 자유한국당에 실망한 지지층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사실 그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다. 거의 청와대에 맡기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얻어먹는 것이 있다. 저들이 멍청한 탓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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