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보수정당들이 한결같이 버릇처럼 되뇌이던 말이 바로 안보와 경제였다. 특히 민주정당과 비교해서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강점으로 항상 강조하며 선전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그들이 집권해서 이룬 것이 무엇이 있는가.


그러고보면 군사독재시절에도 어차피 군부야 독재권력의 손발과 같았고 경제정책이란 특정 재벌에 돈받고 특혜를 나눠주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무언가 확실한 비전이나 정책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차피 자기 손발이니 군사력에도 신경쓰고, 재벌에 나누어준 특혜가 시운이 맞아 경제성장으로 돌아온 것 뿐이었다. 그 관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경제 잘하는 것은 기업들이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놓아두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가를 받고 특혜를 주었다면 이제는 그것을 원래의 권리처럼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바로 저들이 말하는 안보와 경제의 실체다. 경제는 기업들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자. 안보는 국방부와 국정원이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자. 자기들이 하는 것은 없다. 그동안 과연 안보와 경제를 앞세우던 보수정당들이 정작 정권을 잡고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바른정당을 합리적인 보수라 부르는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다. 결국 그들 역시 함께였다. 기업이 법과 보편의 상식을 넘어서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도록 오히려 조장하고 안보를 이유로 군과 국정원인이 멋대로 전횡을 일삼는 것마저 엄격히 통제하려 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자기들은 놀았다. 적당히 공천만 받을 수 있도록 실세들의 눈치나 보며 자기 이익에만 열심이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와해 직전에 놓인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니던가.


무려 행정부처인 국방부가 행정부인 대통령에게 의도적으로 보고를 누락시킨 사안이었다. 국내외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무기도입에 대해 상명하복을 지켜야 할 군부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마저 소외시킨 채 임의로 다른 나라와 계약을 진행시킨 상황이었다. 도저히 정상적인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아니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그것을 문제삼는 대통령이 문제다. 국방부가 대통령도 무시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바로 어떤 이들이 말하는 합리적인 보수 바른정당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똥들이다. 국가가 아니라 일개 사기업에서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들이 안보를 앞세우던 이들의 입을 통해 정당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래서 말하는 것이다. 저 짓거리 하는 놈들 만큼이나 그러라고 표를 주고 지지를 보내는 놈들이 더 문제라고. 합리적인 보수다. 새로운 보수다. 보수의 대안이다. 그 실체다. 저런 놈들이 정권을 잡았다 생각해 보라. 행정부처에서 보고하지 않고 생깠는데도 언론보도가 나왔으니 괜찮다. 군부에서 대통령 모르게 마음대로 일을 진행해도 어차피 상식으로 알아야 하는 일이니 전혀 상관할 바 없다. 그렇게 해왔다. 이명박도 박근혜도. 그래서 김대중도 노무현도 그런 관행에 익숙한 관료사회에 많은 곤란을 겪어야만 했었다. 유승민이 대통령이고 바른정당이 여당이라. 그런 국가를 잘된 국가라 여기는 보수주의자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그래도 군대도 갔다오고 사회경험도 해 본 사람이 그런 것들이 전혀 문제없다 말한다면 무어라 대꾸해야 하는지.


무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무능해야만 하는 것이다. 유승민이 경제에 대해 아무리 많이 알아도 결과는 항상 같다. 기업에 맡긴다. 기업이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둔다. 그러도록 법도 제도도 심지어 보편의 윤리와 상식마저 모두 뜯어고친다. 대신 자기들은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 지지자들이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 저들에게 맡기고 자기는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 그렇게 군사독재를 지나왔고, 그전에는 일제강점기를 거쳐왔다.


보수의 민낯이다. 보수 자신도 모르고 있던 그들의 적나라한 알몸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안보와 경제란 무엇인가. 알맹이없이 짖어대던 소리가 이제 실체를 드러낸다. 이명박과 박근혜야 말로 그들의 정체다. 유능해서는 안된다. 확실히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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