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굳이 내 블로그에서 문재인을 지지하는 글을 쓰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내가 그러고 싶어서. 내가 그러고 싶으니까. 문재인이 나더러 어쩌라? 문재인이 뭔데? 문재인이 뭔데 나더러 글쓰라 마라 시비걸 수 있는가. 지지와 그건 별개다.


문득 안희정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졌다. 민주주의의 단위는 자유로운 개인이다. 정치적 의사표현을 억압받지 않고 강제당하지 않는 개인이 단위로써 주체가 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내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이 문재인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마든지 갈아치울 수 있다. 김대중은 안그랬을까? 노무현은 안그랬을까? 왜? 내가 주인이니까.


비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안희정이 못하고 있다 여기니 비판하는 것이다. 내가 안희정이 잘못하고 있다 여기니 비판을 넘어 비난을 쏟아내는 것이다. 그러면 어째야겠는가? 잘하면 된다. 아니 그대로 계속 못해도 상관없다. 대신 그런 지금의 안희정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있고 오히려 더 많다면 나의 비난은 아무 의미도 없어질 것이다. 이명박이 그랬고 박근혜가 그랬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인이 여론을 움직이는 방법이다.


문재인 지지자들이 자신을 욕한다? 당연한 것 아닌가? 이재명 지지자들도 문재인 욕한다. 안희정 지지자들도 문재인 욕한다. 안희정이 대연정하겠다는 그들의 지지자도 문재인에 대해 별 해괴한 음해까지 해가며 비난을 퍼부어댄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그걸 뭐 어쩔 수 있다는 건데?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신경쓰이면 그쪽 여론에 잘보이려 노력도 해보는 것이고, 상관없다 싶으면 그냥 무시하는 것이고. 한 편으로 그런 정치인의 말이나 행동들이 다시 유권자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잘하면 잘한 만큼 못하면 못한 만큼. 그래서 다양한 다수에 의해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오류를 수정하며 느리지만 확실한 진보를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누구더러 어째라 마라 요구하는 것인가.


번지수가 틀렸다. 문재인에게 말할 것이 아니라 공개된 자리에서 그렇게 자기에게 비판과 비난을 쏟아낸 문재인의 지지자들에게 공식적으로 경고했어야 하는 것이다. 경고가 너무 과격하다면 제안을 할 수도 있다. 문재인이 어쩌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안희정 자신이 주권자이자 정치의 주인인 유권자들을, 문재인을 지지하는 개인들을 설득하려 나섰어야 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 어떤 민주주의를 배웠길래 저런 말들을 하는 것일까?


비로소 대연정의 실체가 보이는 것도 같다. 일본이 그렇다. 일본 자민당이 그렇다. 일본 자민당의 계파정치는 대중의 여론과는 상관없이 유력정치인 몇몇의 야합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정치인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자신들이 가진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 식견들이 평범한 국민들을 이끄는 것이다. 옳고 그름도 이익이 되고 손해가 되는 것도 결국 자신들이 합의하여 결정하는 것에 따르는 것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3당이 내각제 개헌에 합의한 이유가 무엇인가. 안희정이 그마저 긍정적으로 보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다하다 네거티브에 대한 책임문제가 불거지니 이제는 지지자들까지 싸잡아 비난한다. 지지자의 네거티브가 문제였던 것인가. 주인인 주권자들이 정치인 욕 좀 하는 게 뭐가 그리 문제던가. 나중에 대통령되면 정치인 욕했다고 엄한 국민 잡아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이름이 원래 박정희의 정희를 거꾸로 해서 희정이라 했던 것 같으니. 이런 말 안 나오게 제발 잘하던가.


갈수록 뻘밭같은 바닥을 드러낸다. 아예 수렁이다. 무엇에 그리 지독하게 사로잡힌 것인지. 문득 해본 망상이 사실은 아닐까 공상도 해본다. 질투심이 아닐까. 그리고 자부심이자 자만심일지도. 이제는 보고 싶지도 않다.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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