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하나면 된다. 확실한 하나만 있으면 대통령을 정당한 절차를 거쳐 파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통령을 아예 난도질해서는 아직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심정적으로 동정하고 있는 다수 국민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논란이 커지면 사회적 혼란도 커진다. 출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불확실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각, 약간 아쉽다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여지를 주고, 그러나 가장 확실한 부분에 대해서는 여지없다. 원래 탄핵이란 그런 것이다. 형사재판처럼 집행유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형량에 차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유죄와 무죄, 인용과 기각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나머지는 있으나 없으나. 솔직히 보면서도 굉장히 불안했었다. 설마... 하지만 그런 것까지 의도한 것이다.


그래도 아직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다 썩은 것은 아니었다. 최소한 확실한 한 가지 사유에 대해서는 만장일치가 나왔다. 세월호와 관련해서도 박근혜의 귀책을 명확히 하면서 단지 정도의 문제만을 지적했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탄핵인용에 필요한 6명은 확보한 듯하다. 상당히 균형잡힌 그러면서도 법과 정의를 지키는 판결이었다 생각한다. 정의도 아니고 그냥 당위다. 당연히 그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오전내내 기다리고 있었다. 하던 일도 멈추고 어떻게 판결이 나는가 마음졸이고 있었다. 맥주나 한 잔 마셔야겠다. 기분좋아 마시는 술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 근래 가장 좋은 소식이다. 대한민국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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