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톡릭과 위그노가 아예 무력을 동원해서 너죽고 나살자 하는 와중에 앙리 4세는 위그노의 지위를 인정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이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프랑스에서 가톨릭이 다수였다. 기득권 가운데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였다. 먼저 그들부터 설득해야 했다.


전쟁인가, 아니면 정치인가. 그냥 내가 위그노니까 내 맘대로 위그노의 권리를 인정하겠다. 그러면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전쟁하면 된다. 전쟁해서 반대하는 놈들 싸그리 죽이거나 망하게 한 다음 위그노의 지위를 인정하면 된다. 그럴 수 없다면 아직 사회의 다수이고 주류인 가톨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래서 정치다. 위그노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다음 가톨릭 신자로서 위그노를 인정한다.


내가 대통령후보로서 이재명을 무척 불안하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정치는 타협이다. 그리고 조화다. 별 개같은 새끼도 일단 있으면 들어주어야 한다. 별 쌍놈의 새끼들이 하는 소리도 어찌되었거나 듣고 한 번 고려는 해주어야 한다. 지지자들만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내가 옳다고 옳은 것이 아니다. 물론 니가 옳다고 옳은 것도 아니다. 그 사이에서 중재해야 한다.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주장들을 중간에서 중개하며 중재해야 한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인내하며 대화하고 토론해야만 한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아니다. 정치에 대한 경험이 없을수록 그런 환상들을 갖는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 전에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가지는 무게를 실감한다. 대통령이 되어서 어떻게 그 수많은 갈등을 조율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내가 옳다고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니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문재인의 말들이 조심스러운 것은 그런 책임을 스스로 이미 느껴봤었기 때문이다. 겪어봤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가지는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원한은 말을 해주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대한민국에는 그들만 사는 것이 아니다. 리더의 어려룸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문재인의 발언을 들었다. 서운하기도 했다. 그보다 더 과감한 어휘들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과연 이 사회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권력의지란 것이다. 먼저 권력을 가져야 한다. 바로 그것이 현실이다. 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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