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것이다. 더 편해야 한다. 더 자유로워야 한다. 더 풍요로워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어쩌면 목적일 수 있다. 더 안락하고 더 여유롭고 더 평온한 삶을 위해 인간은 오늘도 자신을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말한다. 아직 이르다. 현실과 맞지 않다. 우리와 맞지 않다. 그러므로 나중에. 조금 더 현실이 나아지면. 조건이 바뀐다면.


복지에 대한 일반의 시각을 알 수 있다. 복지란 시혜다. 원래 자기 것이기에 있는 것 가운데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나누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 쓰고 남은 것들 가운데 보상으로 큰 맘 먹고 뚝 떼어 주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분리한다. 개인의 공동체로서의 국가가 아닌 국가의 하부구조로서의 개인을 정의한다. 경제가 발전해야 한다. 통일도 이루어야 한다. 주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위협도 해결해야지만 한다. 그때까지는 인내해야 한다.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견뎌야 한다. 그래야 그때부터 국민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그 전에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


인간이 자원이다. 아무것도 없는 이 나라에 오로지 사람만이 나라를 위한 자원으로서 존재한다. 자원이란 수단이다. 도구다. 객체다. 주인이 아니다. 원래 주인이기에 국가에 자신의 권리를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먼저 나라부터. 나라가 잘 살고. 도대체 언제까지.


그러면 다른 나라 가서 살아라. 다른 나라 더 좋으면 그리 가서 살아라. 어렵더라도 힘들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물론 훌륭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훌륭한 사람들이 더 쉽게 더 편하게 더 어려움없이 자신의 삶을 누리고 살아갈 수 있으면.


인간에게도 자격이 있다. 국민에게도 자격이 있다. 자격이 없으면 인간도 국민도 아니다.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하다. 한국사회에서 복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어려운 이유다. 복지가 아니다. 인간의 기본권이다. 인간으로서 더 존엄한 삶을 누리기 위한 전제다.


경제가 더 성장해야 하는 이유는 개인이 잘 살기 위해서다. 북한이나 주위 강대국과의 위협이나 긴장관계를 해소해야 하는 것은 더 안전하게 평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다. 그것을 국가가 해야 한다. 그래서 개인은 국민이 되고 국가를 위해 세금과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 개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주변국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근본을 묻는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개인이 국가에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워낙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다. 국가를 위한 개인의 삶이란.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개인의 존엄과 가치란. 아직도 여전하다. 국민은 국가를 위해 존재한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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