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아주 작다. 지구도 아주 작다. 심지어 태양계마저 아주 작다. 인류가 - 아니 생명이 지구상에 타나난 시간도 아주 짧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인간은 매우 특별한 존재다. 생명이란 매우 특별한 의미이며 가치다. 우주적인 스케일에서 지구와 인간을 살펴본다. 생명의 존재와 의미를 생각해 본다. 과연 수백억광년의 우주에서 먼지와도 같은 지구위의 어떤 현상이 무슨 대단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인간이 지금까지 알려진 물리법칙을 거스를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는 한 어차피 태양계를 벗어나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은하계도 언감생심이다. 빛조차 닿지 않는 먼 미지의 영역이 존재한다. 인간이 우주적 규모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되겠는가.


의식을 확장해간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우연이다. 무한에 가까운 우주에서 아주 우연히, 어쩌면 어디선가도 같은 과정이 일어났을 우연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마치 얼굴에 난 여드름처럼. 팔에 내려앉은 먼지처럼.


그렇게 접근하면 진화란 매우 이해하기 쉽다. 진화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가 나타나서 대단한 것이 아니다. 진화라는 과정으로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존엄을 설명할 수 없기에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인간조차 때로 너무 하찮기만 하다.


무한이다. 가끔 상상해 본다. 먼 우주로 나간다. 별조차 없는 막막한 공간과 시간에 자신을 보낸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본다.


별로 대단한 게 아니다. 다만 인간의 의식 안에서 인간은, 그리고 생명은 대단하다. 인간에게 대단하고 특별하다. 아마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의식은 태양계는 커녕 자기가 사는 동네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유일 것이다. 진화론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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