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손혜원 의원의 문제는 국회의원으로서, 더구나 해당 상임위인 교문위의 간사로서 자칫 부정한 권한행사로 여겨질 수 있는 행위를 한 그 자체에 있다. 법적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국회의원으로서의 처신에 윤리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 따라서 그에 대한 책임으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던가 최소한 상임위에서는 나와야 한다. 내가 처음부터 주장한 것이다. 사인으로서는 몰라도 공인으로서 분명 손혜원의 잘못은 작다고 할 수 없다.

문제는 SBS의 보도로 말미암아 국회의원으로서의 윤리문제가 아닌 손혜원 개인의 투기여부로 이슈가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손혜원이 과연 투기를 했는가? 아닌가? 손혜원이 한 행위들이 과연 투기였는가? 아닌가? 덕분에 손혜원 자신도 책임을 지기가 난감해졌다. 여기서 국회의원을 사퇴하거나 상임위를 옮기면 투기사실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아니 오히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대로 만일 투기가 아니라면 손혜원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는 것인가? 투기라는 명백한 증거도 없이 온갖 의혹만 쏟아지며 본질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손혜원에게 물어야 할 정치적 책임마저 희석된다.

모두가 SBS의 의도야 어쨌든 헛발질 때문이다. 처음부터 이해충돌 부분을 정확하게 짚으며 비판했으면 그것으로 더이상의 논란 없이 간단히 끝났을 일이다. 손혜원 의원 자신도 그에 대해서는 크게 거리낌없이 깔끔하게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정도로 마무리될 수 있었을 것이다. 너무 큰 것을 노리다가 아예 퇴로를 막아 버렸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려 해도 그 길을 아예 막아 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파렴치한 투기꾼인가 아닌가 하는 극한의 진실공방만 남았다. 그리고 결론이 어떻게 나든 본질은 잊혀지고 말 것이다.

아무튼 이래서 기레기를 기레기라 부르는 것이다. 조금만 더 철저히 사실확인을 했으면. 보다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보도할 수 있었다면. 그래도 기자라고 곤조가 남아서 어떻게든 끼워맞추려 발악 중이다. 신난 것은 거기 편승해서 아무말이나 쏟아내는 다른 언론들. 피해보는 것은 무엇이 사실인지도 모른 채 오해를 강요당하는 대중이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정말 똥같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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